이집트 이슬람교-기독교 다시 충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9일 03시 00분


코멘트

이틀전 사망 콥트교인 장례식 직후 발생… 1명 또 숨져

이집트에서 이슬람교도와 이집트 토착 기독교인 콥트교 간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이슬람교도인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집권한 뒤 우려해 온 ‘종교 간 갈등’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7일 카이로 압바시야의 콥트교 성당에서는 5일 발생한 이슬람과 콥트교도 간 충돌로 숨진 4명에 대한 장례 및 추모식이 열렸다. 성당에 모인 콥트교도와 일부 이슬람교도는 희생자를 추모하면서 무르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장례식을 마친 추모객 수백 명은 성당을 나와 반(反)정부 구호를 외쳤다. 이날 장례 행렬은 이틀 전 폭력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희생자의 시신을 대통령궁까지 가져갈 계획이었다.

이때 어느 측에서 먼저 촉발했는지 불분명한 충돌이 시작됐다. 장갑차까지 동원한 경찰은 최루탄을 발사하며 사태 진압에 나섰으며 경찰은 성당 내부에까지 진입했다.

AP통신은 양측이 돌멩이와 화염병을 던지며 충돌하는 과정에서 30세 콥트교 남성 1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고 8일 전했다.

한 콥트교 목격자는 “‘무슬림형제단의 통치를 타도하자’는 구호를 외치며 걷는 시위대에 누군가가 돌멩이와 화염병을 던지기 시작했다”며 “무슬림이 공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내무부는 홈페이지에 발표한 성명에서 “콥트교 조문객들이 인근에 주차된 차량을 부수면서 충돌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앞서 카이로 북부 쿠수스 지역에서 5일 콥트교 10대 청소년들이 이슬람교 관련 기관의 건물 벽에 십자가 모양 낙서를 하면서 벌어진 시비가 양측 간 총격전으로 번졌다. 이 과정에서 콥트교도 4명과 이슬람교도 1명 등 5명이 숨졌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이집트#이슬람교#기독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