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 이루지 못한 車업체 도태될 것… 현대기아차는 자체적으로 세계화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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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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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랭 세계자동차공업聯 회장

“급변하는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세계화를 이루지 못한 자동차업체는 살아남을 수 없다.”

7일 폐막한 ‘2013 서울모터쇼’가 열린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를 찾은 파트리크 블랭 세계자동차공업연합회(OICA) 회장(사진)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블랭 회장은 “글로벌 경기침체 이후 자동차업체들은 생존을 위해 일제히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다”며 “세계 곳곳에 생산망을 갖추고 미리 대비한 업체만이 타격을 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기아자동차에 대해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제품 수준이 세계적인 기준에 미치지 못했지만 지금은 경쟁업체를 초월하는 수준”이라고 평했다. 유럽에서 대부분의 자동차업체가 판매 부진을 겪는 사이 현대·기아차가 유일하게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상황은 품질 개선과 선제적인 해외생산망 구축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BMW와 도요타, 제너럴모터스(GM)와 PSA시트로엥의 기술제휴 등을 예로 들며 “글로벌화의 필요성을 느낀 자동차업체들이 협력관계 구축에 힘쓰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경쟁관계라는 딜레마가 있다”면서 “상호간 주식보유를 통해 수평적 연합이라는 특수한 구조를 갖고 있는 르노닛산을 제외한 대부분의 합종연횡이 실패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에 대해서는 “자체적으로 세계화를 달성한 만큼 다른 업체와 협력할 필요성이 낮다”고 말했다.

자유무역협정(FTA)이 확대되고 있지만 자동차 생산국가 간 경쟁도 불가피하다는 것이 그의 견해다. 그는 “한국이 미국, 유럽과 체결한 FTA가 ‘불평등하다’는 비판을 피하려면 수입차 규제를 완화해 ‘열린 시장’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이지 않는 규제로 수입차를 견제해 왔던 일본이 다른 국가와의 FTA 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OICA는 세계 35개 자동차 생산국가의 완성차협회가 소속된 국제기구로 한국은 1991년에 가입했다. 블랭 회장은 프랑스 르노의 판매총괄 부사장을 지냈으며 2011년 OICA 회장으로 취임했다.

고양=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블랭#서울모터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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