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MSG 짬뽕’… 손님이 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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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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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서 중국음식점 운영 신호성씨

“인공 조미료(MSG·글루탐산나트륨)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소문이 돌더니 손님이 늘었어요.”

대전 서구 월평동 주택가 골목에 위치한 음식점 ‘찐짬(진짜 짬뽕을 의미)’을 운영하는 신호성 씨(40·사진) 얘기다. 그는 테이블 8개에 20평 남짓한 이곳에서 조미료 없는 짬뽕과 짜장면, 군만두를 팔고 있다. 인테리어 사업을 하다 실패한 신 씨는 아내와 함께 음식점 사업에 도전했다.

신 씨는 지난해 여름 자신의 음식 메뉴를 짬뽕으로 정했다. 맛있다는 중국집은 모두 찾아다녔다. 주방장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고 직접 짬뽕을 조리하기를 수차례. 그러나 맛은 기대에 못 미쳤다. 결국 서울에서 거금 500만 원을 내고 짬뽕 조리교육을 받았다. 하지만 강사의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MSG를 한 국자씩 넣어야 한다고 했다. 심지어 한 통에 2500원짜리 닭, 쇠고기 시즈닝(분말조미료)으로 100인분 짬뽕 육수를 만들고도 남는다고 했다. 조미료 덩어리 짬뽕이었다.”

신 씨는 거기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MSG 없는 짬뽕.’ 당시 종합편성채널 채널A의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에서 MSG의 문제점을 잇달아 제기하면서 MSG 퇴출이 ‘국민운동’처럼 번지는 상황이었다. 올 1월 신 씨는 가게 문을 열었다. MSG 없이도 감칠맛을 내기 위해 그가 선택한 것은 싱싱한 식재료. 홍합과 오징어 등 해물은 산지에서 당일 가지고 온 것을 고집했다. 황태는 강원 대관령, 고춧가루는 국내산 태양초만을 사용했다. 고추씨를 베보자기에 넣어 육수를 끓일 때 함께 넣었다. ‘No MSG 짬뽕’이라는 현수막도 내걸었다.

개업 초기에는 MSG 없는 짬뽕 국물을 맛본 뒤 자리를 뜬 손님도 있었다. 하지만 차츰 입소문을 듣고 손님이 늘기 시작했다. 요즘은 일주일에 2, 3번 찾는 단골손님도 생겼다. 7일 낮에 방문한 ‘찐짬’에는 손님 10여 명이 짬뽕을 먹고 있었다. 취향에 맞춰 MSG 병을 비치해 놓았지만 이를 사용하는 이는 없었다. 신 씨는 “획일적인 조미료 맛에서 벗어난 음식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채널A 영상]조미료 국물에 불량 해산물? 착한 짬뽕을 찾아라

#MSG#신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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