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베트남도 삼국유사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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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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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국립대 쩐티빅프엉 교수… 김원중 건양대 교수 책 번역해 출간
“불교 일화-향가 꼭 알리고 싶었다”

삼국시대의 대표적인 역사서 가운데 하나인 ‘삼국유사(三國遺事)’가 처음으로 베트남어로 번역 출간됐다. 고전 번역가인 건양대 김원중 교수(중국언어문화학과)는 베트남 하노이국립대 외국어대 한국언어문화학과 쩐티빅프엉 교수(사진)가 최근 자신의 번역서인 삼국유사(민음사 판)를 번역 출간했다고 7일 밝혔다. 쩐 교수는 현재 서울대 사범대 국어교육과 한국어 전공 박사과정을 수료한 뒤 논문을 쓰고 있다.

쩐 교수는 “한국과 베트남이 한문 문화권에 속했던 나라이고 원나라(몽골)의 침략을 받았던 역사적 유사성이 있다”며 “삼국유사는 편찬 형식과 편찬자 일연의 (주체적인 역사기술) 자세 때문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삼국유사의 열전은 베트남의 건국신화를 담은 ‘영남척괴열전’ 등과 비교할 만한 내용이 많고 그런 비교를 통해 두 나라 문화의 동질성과 이질성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쩐 교수는 “삼국유사에 실린 불교 일화와 향가들에도 관심이 많아 꼭 한번 베트남 독자들에게도 소개하고 싶었다”며 “많은 주석을 통해 궁금증을 가장 잘 풀어주고 있는 김 교수의 번역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쩐 교수가 베트남의 대표적인 역사서인 대월사기전서(大越史記全書)와 비견되는 한국의 역사서를 삼국유사로 보고 번역했다”며 “삼국유사는 승려 일연이 사대주의적 관점에서 누락된 우리의 전통 자료와 문헌을 주체적 입장에서 엮어 우리가 중국 못지않게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민족임을 드러내고자 집필한 책이어서 중국의 침략을 받는 등 역사적인 공통점이 있는 베트남 독자들에게도 관심을 모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삼국유사#베트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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