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아낌없이 세상에 베풀고 떠난 공무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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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동주민센터 임영빈씨 뇌사… 가족들 큰 충격 속 장기기증 결정

“아낌없이 다 주고 떠난 아들…. 저 세상에서도 베풀고 살아 갈 것입니다.”

뇌사상태에 빠진 40대 공무원이 장기와 피부, 연골 등 인체조직 전체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7일 을지대병원에 따르면 대전 서구 둔산1동 주민센터 공무원 임영빈 씨(43·7급)에 대해 5일 병원 뇌사판정위원회에서 최종 뇌사판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임 씨는 3일 출근 직후 사무실에서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깨어나지 못했다.

유년시절 야구선수가 꿈이었을 정도로 건장했던 임 씨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가족은 큰 충격에 빠졌다. 하지만 임 씨 가족은 회의 끝에 임 씨 심장과 간 등 장기와 피부, 연골, 뼈 등 인체조직 전부를 기증하겠다는 뜻을 병원과 한국장기기증원에 전했다. 임 씨 어머니는 장기기증 인식이 부족했던 1977년 이미 자신의 장기기증을 약속했을 정도로 이번 결정에 매우 큰 역할을 했다. 이에 따라 임 씨의 심장과 간, 신장에 대해선 수혜자 4명이 선정돼 곧 이식될 예정이다. 또 기증된 인체조직은 가공·보관을 거쳐 장애가 있거나 각종 질환으로 고통 받는 환자에게 치료와 재활목적으로 이식된다.

한국장기기증원 관계자는 “1명의 기증자가 최대 100여 명의 환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며 “장기와 인체조직 모두를 기증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설명했다. 을지대병원 장기이식센터 이민구 소장은 “고인이 한창 나이에 생을 마감해 유족의 결정이 쉽지 않았을 텐데 고개가 숙여진다”며 “유족의 결정이 장기기증이라는 나눔 문화 확산에 밀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씨는 주민센터에서 총무 및 기획 등의 업무를 맡아왔다. 고인의 장례식은 장기적출 수술 및 인체조직 기증이 끝나는 대로 화장한 뒤 수목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공무원#임영빈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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