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KTX 오송역세권 개발 지지부진… 주민 불만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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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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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 책임있는 자세 안보이면 5월 화장품세계박람회 저지”

충북 청주시와 청원군이 오송KTX역세권 개발을 위해 자본금을 출자키로 했다. 이에 따라 충북도가 공영개발을 추진할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오송역 일대. 동아일보DB
충북 청주시와 청원군이 오송KTX역세권 개발을 위해 자본금을 출자키로 했다. 이에 따라 충북도가 공영개발을 추진할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오송역 일대. 동아일보DB
“10년 동안 개발제한 구역에 묶여 재산권 행사를 못 했습니다. 충북도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으면 다음 달 열리는 오송 화장품뷰티세계박람회는 아수라장이 될 것입니다.”

충북 청원 KTX 오송 역세권 개발 사업과 관련해 오송역 일대 거주민들로 구성된 ‘오송 역세권 개발 주민대책위원회’가 5월 3∼26일까지 개최되는 오송 화장품뷰티세계박람회를 저지하겠다고 경고했다. 박상범 주민대책위원장은 “행사 당일 출입구에서 11t 화물 트럭을 동원해 봉쇄하고, 경운기 등에 분뇨로 만든 퇴비를 싣고 행사장 주변을 돌아다닐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죽하면 주민들이 이런 방법까지 동원할 생각을 하겠느냐”며 “이시종 충북지사는 이 지역 개발계획에 대한 확실한 방침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충북 오송 KTX역세권 개발 사업을 놓고 오송 일대 주민들이 충북도의 분명한 개발계획 제시를 요구하고 있다. 민간자본 유치에 실패한 뒤 도가 공영개발과 사업 포기 등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모습을 보이자 그동안 쌓였던 불만이 터져 나온 것.

오송 KTX역세권 개발사업은 KTX 오송역 일대를 인근에 있는 첨단의료복합단지, 오송 생명과학단지와 연계 개발하는 것. 도는 당초 오송읍 일대 162만3000여 m²(약 49만1818평)를 역세권으로 개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경기침체 등으로 투자자 확보가 어렵고 이 일대 다른 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해 개발 면적을 50만1000여m²(약 15만1818평)로 줄였다.

하지만 이 마저도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민간자본 유치가 무산됐다. 결국 충북도는 공영개발을 대안으로 모색하고 있지만 사업 포기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주민들이 격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민자 유치가 무산된 뒤 지난달 31일 이시종 충북지사와 이종윤 청원군수, 곽임근 청주부시장, 박문희 도의원, 강교식 충북개발공사 사장 등은 오송 역세권사업을 공영개발하기로 뜻을 모았다. 지방자치단체 지분 51%, 민간자본 지분 49%로 이 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것. 오송 역세권개발의 총 예상 사업비는 약 3100억 원.

이와 관련해 한범덕 청주시장과 이종윤 청원군수는 5일 ‘통합나무심기’ 행사장에서 만나 500억 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청주시와 청원군은 200억 원대의 부동산과 300억 원의 현금을 사업 자본금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현금은 2015년에 각각 150억 원씩 조달할 방침이다. 지자체가 출자한 자본금으로는 320%까지 지방채를 발행하거나 금융권 대출을 할 수 있어 청주시와 청원군의 출자금만으로 지분 51% 출자에 필요한 1600억 원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이제 공은 충북도로 넘어갔다. 현재 충북도는 논의 중인 반(半)공영, 반민영 방식으로 개발을 추진하다가 또 다시 민자 유치가 무산될 경우 나머지 자금을 책임져야 하는 부담 때문에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범 주민대책위원장은 “일단 공영개발을 시작하면 투자 의사를 보이는 기업들이 나타날 것이다. 그렇게 해서 나머지 민자 비율도 맞출 수 있을 것”이라며 충북도가 확실한 해결 방안을 내놓으라고 주장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오송 역세권#KT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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