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토끼와 올빼미 ‘우정과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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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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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이 더 높아!/지안나 마리노 글, 그림/공경희 옮김/40쪽·1만2000원/개암나무

개암나무 제공
개암나무 제공
토끼와 올빼미는 사이좋은 이웃이자 친한 친구였다. 언덕 위 작은 집 옥상에 나란히 앉아 장대하게 펼쳐지는 황금빛 노을을 함께 지켜보곤 했다. 토끼는 따끈따끈한 햇살을 등지고 정성스레 텃밭을 가꿨고 올빼미는 숲 구경을 즐겼다. 그러던 어느 날 올빼미가 텃밭의 옥수수가 훌쩍 자라 숲이 안 보인다고 투덜댔다. 토끼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자 올빼미는 집을 더 높이 짓기 시작했다. 올빼미의 집 그림자에 가려 텃밭에 볕이 들지 않자 토끼는 더 높은 집을 지어 옥상에 밭을 일궜다. 이후 둘은 경쟁적으로 집을 더 높게 올리느라 바빴다. “내가 더 높은 곳에 살고 싶단 말이야!”

올빼미는 나뭇가지를 엮고 토끼는 흙을 쌓아 세상에서 가장 높은 집을 만들었다. 하지만 둘은 행복하지 않았다. 아찔하게 높은 집에 살다 보니 토끼는 채소에 줄 물을 길으러 갈 수 없었고 올빼미는 숲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거센 바람에 집이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데….

토끼와 올빼미는 황량한 집터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이기적인 마음과 경쟁심에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말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은은한 색감의 그림 속 토끼와 올빼미의 생동감 있는 표정이 이야기에 힘을 더해준다. 아기자기한 토끼의 텃밭 등 세밀한 배경 묘사는 또 다른 얘깃거리를 준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토끼#올빼미#우리 집이 더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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