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비평의 전설 이버트, 천국의 스크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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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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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년간 영화기자-평론가로 일하며 ‘엄지손가락 평가’ 처음으로 도입
1975년 평론 부문 퓰리처상 수상… 오바마도 “그는 영화 그 자체” 추도

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 평론가 중 한 명인 로저 이버트(사진)가 4일 향년 70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애도 성명을 내고 “이버트는 영화 그 자체였다. 그가 떠난 영화계는 이전과 같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리노이 주 어배나 출신으로 일리노이대와 시카고대 대학원을 졸업한 이버트는 1967년부터 46년 동안 시카고선타임스에서 영화 담당 기자와 영화 평론가로 일했다. 1975년 영화 평론가로서는 처음으로 평론 부문 퓰리처상을 받았다.

이버트는 1975년부터 20여 년간 경쟁지인 시카고트리뷴의 영화 담당 기자 진 시스켈과 함께 진행한 영화 비평 TV 프로그램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버트와 시스켈이 엄지손가락을 들거나 내리는 제스처로 영화를 평가하면서 ‘투 섬스 업(Two Thumbs Up)’이라는 유행어가 생기기도 했다.

이버트는 2002년 갑상샘암과 침샘종양 진단을 받고 수술과 재활을 반복했다. 2006년 암 치료를 위해 턱 제거 수술을 받은 뒤 크게 달라진 외모를 당당히 공개해 대중의 박수를 받았다. 그는 수술 뒤 말을 할 수 없게 됐지만 블로그로 투병생활을 알리고 영화평을 발표해 왔다. 그가 지난해 발표한 영화평만도 300편을 넘는다. 트위터 팔로어는 82만7000명에 이른다.

그는 블로그에서 암 재발 사실을 공개하고 재활 의지를 보인 지 불과 하루 만에 세상을 떠나 더 큰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1992년 흑인 여성 채즈 해멀스미스와 결혼한 그는 입양한 자녀 두 명과 손주 4명을 뒀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영화 평론가#로저 이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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