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OB들의 내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3년 4월 6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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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모바일 게임 초상권 사용 두고
일구회-은퇴선수협 ‘협상 이원화’ 갈등


프로야구인들의 모임이 다시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핵심은 초상권이다. 초상권을 두고 사단법인 일구회와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은퇴선수협)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일구회(회장 이재환)는 5일 “은퇴선수협이 은퇴선수의 분열을 꾀하고 있다. 이러한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프로야구 OB모임인 일구회는 1월 16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 산하 은퇴선수협의회와 통합을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달 25일 은퇴선수협이 발족하면서 다시 조직이 나뉘었다. 일구회는 “은퇴선수협의회와의 통합으로 은퇴선수의 권익을 더 체계적으로 보호하고 성장시킬 토대를 만들었으나, 은퇴선수들의 권익향상을 위해 힘써온 일구회를 프로야구인의 친목모임으로 격하한 (은퇴선수협의) 발언에 허탈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갈등은 초상권을 둘러싸고 극심해지고 있다. 일구회는 은퇴선수들을 대표해 온라인·모바일 게임 회사와 연간 25억원 상당의 초상권 계약을 체결하고 수익금을 회원들에게 분배해왔다. 그러나 최근 은퇴선수협이 초상권 협상에 나설 의사를 밝혀 협상창구가 양분됐다. 이에 일구회는 성명서를 통해 ‘프로야구 출신 은퇴선수들을 상대로 초상권 관련 위임장을 받고 다니는 은퇴선수협의 행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은퇴선수협 이순철 회장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이를 반박했다. 이 회장은 “우리는 일구회와 싸울 생각이 없다. 그동안 복지 등 은퇴선수들을 위한 여러 가지 사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부분이 있었고, 일구회에는 은퇴선수 모임이 없다는 현실을 확인한 상황에서 프로야구선수 출신들이 모여 야구 발전과 관련된 사업을 하겠다는 취지로 은퇴선수협을 창립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핵심 관계자도 “일구회에서 지적한 ‘위임장’은 자격(KBO 등록선수)이 있는 은퇴선수를 협회에 가입시키기 위한 절차였다. 게다가 은퇴선수협은 창립총회를 통해 설립된 단체다. 은퇴선수들이 필요성을 느껴 만들어졌다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홍재현 기자 hong9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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