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성공단 차단]개성공단 폐쇄 땐… 南설비투자 1조 -北일자리 5만개 잃지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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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보루 상실’ 양측 정치적 손실 더 커

북한의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TV’는 4일 “개성공업지구에서 덕을 보는 것은 우리(북한)가 아니라 괴뢰 패당과 남조선 영세 기업가들”이라고 주장했다. ‘개성공단이 북한에 절실한 현금의 유입 창구여서 폐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남한 내 지적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이에 따라 개성공단에 대한 남북의 레버리지(지렛대) 중 어느 쪽이 더 크냐는 논란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절대적인 금전 손실 규모는 남한이, 상대적인 경제적 타격은 북한이 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단순히 금전적 측면에서만 보면 개성공단 폐쇄 시 남측이 보는 피해 규모는 5조∼6조 원으로 추산된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밝혔다. 이 추정 금액은 △지금까지 개성공단 내 인프라 구축과 설비 투자에 들어간 돈(약 1조 원) △123개 입주기업들이 생산 중단으로 보는 피해(약 2조 원) △원자재를 납품하는 국내 협력사 3000여 개의 피해 규모 등을 모두 합친 금액이다. 그러나 2004년 개성공단이 문을 연 이후 10년간 설비 감가상각 등을 감안하면 피해규모는 1조∼2조 원대로 낮아진다는 주장도 나온다.

북한의 처지에서는 개성공단이 폐쇄되면 일단 매월 715만9000달러(약 80억 원)에 이르는 근로자들의 임금이 곧바로 끊긴다. 5만4000여 명의 북한 근로자와 그들의 가족(4인 가구 기준) 등 총 20만 명 이상의 생계에 직격탄이 된다. 임금의 절반을 세금 등의 명목으로 떼어온 북한 당국의 돈줄도 함께 막힌다. 북한이 개성공단에서 벌어들이는 외화는 전체의 12%로 알려져 있다. 특히 대외 이미지 손상이 치명적일 수 있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개성공단 폐쇄의 피해는 경제적인 측면보다는 남북 소통과 협력의 마지막 보루가 상실된다는 정치적 피해가 훨씬 더 크다”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개성공단 폐쇄#우리민족끼리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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