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안타 맞은 류현진, 걱정 안해도 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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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피츠버그 상대로 첫승 도전

미국 프로야구 LA 다저스의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은 3일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6과 3분의 1이닝 동안 안타를 10개나 맞았다. 류현진이 이 정도로 안타를 많이 맞는 건 매우 드문 일. 류현진이 한화 시절 등판한 190경기 중 안타를 10개 이상 맞은 경기는 9경기(4.7%)에 불과했다. 역시 메이저리그는 다른 걸까.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이 의문을 푸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18승을 거뒀던 2001년 박찬호의 평균자책은 3.27. 그런데 ‘수비 영향을 제거한 평균자책(FIP·Fielding Independent Pitching)’이라는 공식에 대입하면 그의 평균자책은 4.23이 된다.

FIP는 투수 성적을 예측하는 데 도움을 준다. 평균자책이 FIP보다 높으면 성적이 좋아질 가능성이 크고, 반대 경우엔 성적이 나빠질 확률이 높다. 실제 2002년 박찬호의 평균자책은 3.50으로 올랐다. 이해 FIP는 3.89였고, 이듬해인 2003년 박찬호의 평균자책은 5.75로 치솟았다. 김병현도 마찬가지다. 김병현은 2002년 평균자책 2.04를 기록했지만 FIP는 2.69였고 이듬해 평균자책은 3.31로 올랐다. 2004년에는 평균자책은 6.23이었지만, FIP는 4.66이었다. 예상대로 2005년 김병현은 ‘투수들의 무덤’ 콜로라도에서 뛰었지만 평균자책은 4.86으로 내려갔다.

FIP를 계산할 때는 투구 이닝과 함께 삼진, 볼넷, 피홈런 세 가지만 쓴다. 안타는 없다. 안타를 내주는 건 투수보다 수비수 책임이 더 크기 때문이다. 류현진의 피안타를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는 이유다.

스포츠 통계학자 뵈뢰시 매크라켄은 2001년 “안타는 투수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근거는 ‘타구가 페어지역으로 향했을 때 타율(BABIP·Batting Average on Balls In Play)’이 수비수의 능력에 따라 해마다 들쑥날쑥하다는 것이었다. 그는 “해마다 이렇게 기록 변화가 심한 건 능력으로 인정해선 안 된다. 비교적 예측 가능하게 변하는 삼진, 볼넷, 피홈런으로 투수 능력을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BABIP 계산 때는 삼진과 홈런을 뺀다. FIP는 여기에 뿌리를 두고 있다.

류현진은 시범 경기에서 평균자책(3.29)보다 낮은 FIP(2.48)를 기록했다. 류현진의 올 시즌 활약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다. 류현진은 8일 오전 5시 10분(한국 시간) 안방 다저스타디움에서 피츠버그를 상대로 선발 등판해 첫 승 사냥에 다시 나선다. 맞상대는 류현진과 동갑내기로 201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지난해 1승 3패를 기록한 좌완 제프 로크가 유력하다. 피츠버그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서 4위를 기록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류현진#LA 다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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