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폭력 피해의 상처 상담통해 치유” 광주트라우마센터 성과 발표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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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트라우마센터가 5·18민주화운동이나 아람회 사건 등 국가 폭력 피해자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역할을 본격화하고 있다.

트라우마센터는 3일 광주도시공사에서 5·18구속부상자회 회원 7명에 대한 심리상담으로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를 치유한 성과를 공개하는 발표회를 열었다. 발표회에서 심리상담에 참여한 5·18구속부상자회 회원 박천만 씨(53)와 윤다현 씨(62)가 수기를 발표했다.

5·18 당시 전남도청에서 계엄군에 체포돼 고문을 당한 박 씨는 “지금도 잠자는 것이 무섭다. 잠을 자면 무언가가 목을 누르는 것 같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박 씨는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고 고문 후유증으로 제대로 일도 하기 힘든 실정이다. 박 씨는 광주 트라우마센터에서 심리상담을 받으면서 자신을 사랑하자는 마음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5·18 당시 경기도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다 잠시 고향 광주를 방문한 윤다현 씨도 5월을 잊지 못한다. 윤 씨는 당시 친구가 군인에게 대검으로 찔려 숨지자 시민군에 참여했다. 이후 계엄군에 체포돼 극심한 고문을 받았다. 그는 5·18을 생각할 때마다 화가 치밀고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30년 동안 정신질환 약을 먹다가 트라우마센터에서 심리상담을 받았다. 상담을 하면서 5·18에 대한 자긍심도 생겼다.

트라우마센터는 5·18의 진실을 알리려다 반국가단체 구성원으로 몰려 구속된 뒤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아람회 사건 피해자 3명에 대해서도 심리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또 이달 10일부터 5월 29일까지 5·18구속부상자회 회원들을 상대로 2기 상담을 진행할 계획이다. 김준근 광주 트라우마센터 지역협력팀장은 “트라우마 치유 성과를 수치화하기 힘들지만 이제 작은 결실을 거두고 있는 것 같다”며 “앞으로 국가 폭력 피해자들의 상담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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