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초보’ 전용 8인치 내비게이션, 소프트맨 S581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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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4일 14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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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동차 내비게이션 시장은 그야말로 ‘레드오션’이다. 거치형, 매립형을 가리지 않고 워낙 많이 보급된데다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으로 내비게이션의 기능을 대신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속이 타는 것은 역시 내비게이션 관련 업체들이다. 단순히 길만 잘 찾아주는 건 기존 제품으로도 충분하니 그 이상의 뭔가가 없다면 소비자들의 구매를 유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재 내비게이션 시장은 팅크웨어의 ‘아이나비’와 파인디지털의 ‘아틀란’ 맵을 탑재한 제품들이 시장의 태반을 차지하고 있다. 상당수 소비자들이 자신의 손에 익은 맵만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그 외의 업체들은 이래저래 고민이다.


이런 와중에 현대엠엔소프트에서 ‘소프트맨(Softman)’이라는 새로운 내비게이션 브랜드를 최근 발표했다. 탑재된 맵의 이름 역시 ‘소프트맨’이다. 현대엠엔소프트는 제법 오래 전부터 ‘지니’와 ‘맵피’라는 이름의 두 가지 맵을 서비스하고 있었는데 여기에 또 한 가지의 맵 브랜드를 추가한 것이다.

현대엠엔소프트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소프트맨은 중장년층이나 여성, 혹은 초보운전자와 같이 내비게이션의 조작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개발된 것이라고 한다. 자사 제품의 조작이 쉽다는 건 여느 제조사나 하는 말인데, 소프트맨의 경우는 과연 어떨까? 최근 출시되어 소비자들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는 신제품, ‘소프트맨 S581V’를 살펴보며 얼마나 차별화를 이루었는지 가늠해보도록 하자.

8인치 화면이 주는 특별함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거치형 내비게이션은 7인치 화면의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소프트맨 S581V는 이보다 큰 8인치 화면을 갖추고 있다. 덕분에 시력이 좋지 않은 중장년층이 쓰기에 유리하며 DMB나 영화 감상 시에 한층 만족도가 높다.


이전에도 8인치의 거치형 내비게이션이 일부 제조사에서 나온 적이 있었지만 유리에 붙이는 거치대의흡착판이 단말기의 무게를 버티지 못해 종종 떨어져버리곤 했다. 하지만 소프트맨 S581V와 함께 제공되는 거치대의 흡착판은 표면이 상당히 끈적해서 부착 후 어지간해서는 떨어질 것 같지 않다. 실제로 제품 테스트를 마치고 제품을 유리에서 떼어내는데 상당히 힘이 들었다. 혹시나 떼어낸 후에 유리에 끈끈이가 남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그런 일은 없었다. 다만, 전면유리까지 썬팅을 한 운전자들은 필름 손상에 유의하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소프트맨 S581V는 전면 유리 외에도 대시 보드 표면에 거치대를 붙여 설치하는 것도 가능하다. 제품과 함께 플라스틱 원반이 제공되는데 여기 붙어있는 양면테이프를 이용, 대시보드에 부착한 뒤 거치대를 흡착하면 된다. 다만, 양면테이프는 나중에 떼어내기가 쉽지 않으니 붙이기 전에 이 점을 충분히 생각하도록 하자.

거치형 제품이지만 매립형으로도 충분히 활용 가능

본체 후면에는 각종 포트가 자리잡고 있다. 눈에 띄는 부분이라면 후방 카메라 전용 영상 입력 포트와 블랙박스 연결 시에 유용한 AV입력 포트가 따로 있으며, 외장 리모컨 수신 포트 및 그 외의 외장형 장치와 연결이 가능한 SD BOX 포트까지 갖춘 점이다. 소프트맨 S581V이 일견 거치형 내비게이션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매립형으로도 쓸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함께 제공되는 리모컨은 성인남성 손가락 두 개 정도로 크기가 작다. 버튼의 수는 적지만 하나같이 제품의 활용성을 크게 높여주는 주요 기능들이니 리모컨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하자. 뒤에서 설명하겠지만, 소프트맨 S581V의 인터페이스(interface: 화면구성 및 조작시스템)는 극히 심플하기 때문에 몇몇 응용 기능을 원터치로 실행하려면 리모컨이 꼭 필요하다.


극단적으로 간소화한 초보자 지향의 인터페이스

거치대에 장착한 제품 본체를 시거잭과 연결한 뒤 차량 시동 키를 돌리면 곧장 전원이 들어온다. 기기의 부팅이 끝나기까지 30~40초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그다지 빠르다고는 할 수 없는 수준이다. 다만 여타의 내비게이션은 시스템 소프트웨어의 부팅이 끝난 후 뒤이어 내비게이션 맵을 기동하는 2단계의 과정을 거치는 것에 반해, 소프트맨 S581V는 두 가지 부팅을 동시에 진행하므로 부팅이 끝나면 곧장 제품의 모든 기능을 쓸 수 있다. 초보자 입장에선 이 쪽이 좀더 쓰기 편할 것이다.


부팅이 끝나면 기본 메뉴가 나타나는데, 화면 상단에 목적지 검색용 창이 바로 나와있고 화면 가운데의주요 선택항목은 ‘등록지점’과 ‘최근목적지’, 그리고 ‘주변시설’과 ‘주소검색’의 4가지뿐이다. 기존에 나온 대부분 내비게이션의 기본 메뉴가 최소 10여 개, 많으면 수 십여 개의 주요 선택항목을 가진 것을 생각해 본다면 대단히 간결한 구성이라 할 수 있다. 뭔가 다른 추가 항목이 있을 것 같아 여기저기 살펴봤지만 그런 것은 없었다.


주요 항목 아래에 위치한 보조 항목도 ‘멀티미디어’. ‘DMB’, ‘우리집등록’, ‘볼륨’, ‘설정’의 5가지뿐이다. 설정 메뉴는 ‘내비게이션’과 ‘멀티미디어’의 두 가지 탭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역시 여타 내비게이션에 비하면 아주 단순한 것이다. 이곳에서는 키보드 배열이나 효과음 출력 여부, 화면 밝기 등의 그야말로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설정만 할 수 있다. 차량 아바타의 모양 변경이나 글자크기 변경, 지도 색상 변경 같은 부가적인 설정 변경은 아예 할 수 없게 되어있는데, IT기기 조작에 서툰 사용자들이 오조작을 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일부러 숨겨둔 업종 검색 메뉴?

초기 메뉴의 오른쪽 위에 있는 ‘지도’를 터치하면 소프트맨 맵이 실행된다. 앞서 이야기 했듯 초기 부팅 시에 시스템 소프트웨어와 맵을 함께 로딩하기 때문에 맵을 실행하면 로딩 시간 없이 곧바로 맵 화면이 나타난다. 맵 화면의 인터페이스 구성 역시 초기메뉴만큼이나 간결하다. 기본메뉴로 돌아가려면 왼쪽 아래의 소프트맨 아이콘을, 화면 시점을 변경하거나 지정된 경로를 취소하려면 오른쪽 아래의 숨김메뉴 아이콘을 누르면 된다. 그 외에는 지도 축적 변경용 + / - 아이콘이 눈에 띄는 정도다. 화면 여기저기에 여러 가지 아이콘과 메뉴가 복잡하게 배열되는 다른 내비게이션 맵과 비교된다.


이제는 직접 목적지를 검색해 볼 차례다. 다른 내비게이션이라면 이때 상당히 많은 선택지가 존재할 터인데, 소프트맨의 경우는 기본메뉴를 불러내면 나타나는 상단의 검색창에 원하는 목적지 이름을 입력하면 방식으로 검색 과정이 일원화 되어있다(그 외의 방법이라면 리모컨의 ‘검색’ 버튼을 누르는 것이다). 업종별 검색이나 테마 검색 같은 메뉴는 애당초 없다. 주소검색만이 기본메뉴에 별도의 메뉴로 분리되어 있는 정도다. 이 정도로 검색 체계를 간략화시킨 내비게이션은 요즘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다만, 업종별 검색 메뉴가 따로 없는 점에 특히 아쉬움을 가지는 사용자도 제법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음식점이나 백화점, 대형마트 등으로 일차적으로 분류를 해 검색 범위를 좁힌 후에 원하는 목적지를 선택하는 식으로 내비게이션을 쓰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은 소프트맨도 업종별 검색이 가능하다. 검색창에 업종 이름을 직접 입력해 보면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자동차 정비소 업종만 검색을 하고자 한다면 검색창에 ‘정비소’를 입력해보자. 이렇게 하면 ‘종로정비소’나 ‘OK정비소’와 같이 이름에 ‘정비소’가 들어가는 항목만 검색될 것 같은데 실제로는 ‘기아오토큐’이나 ‘막내카서비스’과 같은 항목도 검색이 된다. 내비게이션 내부적으로는 이미 업종별로 분류된 데이터를 가지고 있지만 인터페이스의 단순화를 위해 일부러 숨겨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이런 시스템에 단점도 없지는 않다. 사람에 따라 같은 업종이라도 다른 단어로 검색할 수 있는데, 이때마다 검색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이를테면 소프트맨의 검색창에서 ‘대형마트’를 입력하면 ‘이마트’나 ‘롯데마트’ 외에도 ‘하나로클럽’, ‘2001아울렛’ 등이 함께 검색된다. 하지만 만약 ‘마트’만 입력한다면 업종구분 없이 이름에 ‘마트’가 들어가는 모든 항목이 전부 검색된다. 업종별 검색을 하고자 하는 사용자라면 소프트맨에서 인식하는 업종의 정확한 명칭을 정확히 익혀 둘 필요가 있겠다.

활용도 높은 음성인식 기능

제조사에서 강조한 소프트맨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라면 역시 음성인식 기능이다. 작년부터 운전 중 내비게이션이나 DMB 등을 직접 조작하다 적발되면 벌금을 부과되는 법안이 재정되었기 때문에 음성인식 기능의 역할이 한층 중요해졌다. 몇몇 내비게이션 제품은 음성 명령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거나 극히 제한된 기능만 음성으로 조작이 가능해서 활용도가 극히 낮았는데 소프트맨은 어떨까?


소프트맨 S581V의 음성인식 기능을 쓰기 위해서는 검색창의 마이크 아이콘을 누르거나 리모컨의 음성인식 버튼을 누르면 된다. 그러면 곧장 음성입력 모드로 이동하므로 여기서 명령어를 말하면 된다. 음성 인식이 가능한 명령어는 ‘강남역’, ‘남대문’, ‘경로취소’와 같은 목적지 관련 외에도 ‘DMB’, ‘음악’ 같은 멀티미디어 관련, 그리고 ‘소리 크게’, ‘화면 밝게’와 같은 환경설정 관련 등 다양하다.


목적지 검색의 경우, 사용자의 발음이 정확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1차적으로 음성을 인식한 후 2차적으로 유사한 예를 몇 개 제시해 정확도를 높이고 있으며 이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도 음성으로 명령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코스트코’를 말했다면 코스트코 외에 ‘고스트코어’, ‘포스트코’ 등의 유사한 발음이 함께 제시되는 식이다. 만약 코스트코가 첫 번째 예시어로 제시되었다면 여기서 다시 ‘첫 번째’라고 말하면 된다.


참고로, 제품을 테스트한 기자의 발음은 그다지 정확하지 못한 편이다. 3년전 즈음에 모사의 초기형 음성인식 내비게이션을 구매한 적이 있지만 인식률이 20~30% 남짓이라 이 기능을 거의 활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소프트맨 S581V의 경우 70% 정도의 인식률로 비교적 만족스럽게 음성 인식 기능을 쓸 수 있었다. 다만 주소 검색을 할 경우, ‘역삼동’, ‘신사동’ 등의 행정구역 이름까지는 음성 입력이 가능하지만 그 다음의 번지수 입력은 직접 손으로 해야 하는 것은 단점이다.

길 찾기 기능도 합격점

부가 기능에 대해서는 충분히 살펴봤으니 다음은 내비게이션의 본연인 길 찾기 기능을 체험해 볼 차례다. 사실 요즘 내비게이션은 대부분 품질이 안정화되어 길을 제대로 찾아주지 못할 정도의 제품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헛갈리기 쉬운 구간에서 사용자를 정확한 주행을 유도하는 시스템은 약간씩 차이가 나므로 이 점에 주목 해야 한다.


소프트맨의 경우, 복잡한 교차로가 등장할 때마다 실제 도로와 유사한 이미지를 확대해 표시하여 정확한 주행을 유도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연속적인 방향전환이 이루어지는 곳에서는 두 가지 확대 이미지를 번갈아 표시하면서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음성안내가 출력된다. 시의 적절하게 운전자의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좋은 시스템이다.


그리고 목적지 근처에 도착하면 그 주변의 주차장이나 음식점을 추가로 검색할 수 있는 추가 팝업 메뉴가 뜨는 것도 소소하면서도 유용한 기능이다. 아무튼 전반적인 길 찾기 기능 면에서는 합격점을 줄만하다. 소프트맨의 개발사인 현대엠엔소프트가 이전부터 지니나 맵피 등의 맵을 공급하며 제법 노하우를 쌓은 상태이기 때문에 내비게이션의 기본기 면에선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무난한 멀티미디어 기능

멀티미디어 기능은 무난하다. 최근 내비게이션이 대부분 그러하듯, 멀티미디어 화면과 맵 화면을 동시에 표시하는 멀티태스킹 기능도 당연히 갖췄다. 지상파 DMB 방송 외에 동영상과 사진, 음악을 재생할 수 있으며 간단한 필기를 할 수 있는 메모 기능도 제공한다.


동영상 기능의 경우 AVI, MP4 외에 요즘 활용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MKV 규격도 지원하며 HD급 동영상도 원활하게 구동되는 것을 확인했다. 다만 WMV 규격의 동영상은 지원하지 않으며, AVI 파일 중에서도 AC3 코덱 기반의 음성이 포함된 동영상은 음성이 출력되지 않는 것이 아쉬웠다.

정말로 ‘soft’한 내비게이션, 소프트맨 S581V

현대엠엔소프트 소프트맨 S581V은 ‘타게팅’이 정말로 확실한 제품이다. 화면 크기나 메뉴구조, 조작방법, 부가기능 등이 정말로 초보자 지향적이라 내비게이션의 조작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이나 여성, 초보운전자 등이 쓰기에 제격이다. 예전에도 사용이 쉽다고 강조하는 내비게이션이 종종 나온 적이 있지만 이 제품만큼이나 극단적으로 간략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제품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렇다고 내비게이션 본연의 기능이 뒤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내부적으로는 기존 내비게이션 못잖은 고급 데이터를 가지고 있지만 제품 설계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이를 살짝 숨겨 복잡함을 최소화했다. 그리고 사용자가 기본적인 조작을 하는 과정에서 이런 숨겨진 기능들이 적절하게 개입한다. 이를테면 현재 주유소의 기름값을 알아보는 별도의 메뉴는 없지만, 사용자가 목적지 검색을 하면서 ‘주유소’를 입력하면 주유소 목록과 함께 각 주유소의 현재 기름값도 같이 표시되는 식이다.

다만, 이것저것 만져보기를 좋아하고 고급 기능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사용자들에게는 이 제품을 추천하기 어려울 것 같다. 이는 마치 수동변속기를 선호하는 베테랑 운전자가 자동변속기 차량을 다루면 답답함을 느끼는 것과 같다. 이런 사용자라면 이런 ‘소프트(soft)’한 제품보다는 좀 더 ‘하드(hard)’한 제품을 고르도록 하자. 제품 가격은 2013년 3월 현재 인터넷 최저가 기준 30만원대 초~중반이다. 8인치 화면을 갖췄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충분히 납득할만한 수준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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