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김일성-김정일 동상 타격 계획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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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군은 김일성 부자의 동상을 타격하는 시나리오를 상정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3일 “북한 도발에 대응하는 군사계획에 동상 타격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며 “동상을 타격하는 것은 실리도 없고 그런 계획 자체가 없다”고 전했다.

최근 “우리 군이 북한의 국지 도발 시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동상을 미사일로 정밀 타격하는 계획을 수립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고 북한은 그 보도가 나간 다음 날 “우리의 최고 존엄의 상징인 성스러운 기념비를 어찌해보려는 흉계를 꾸미는 죄악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반발하며 1호 전투근무태세를 발동했다.

남북 대화가 끊기자 북한은 언론 보도를 통해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를 파악하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최근 “북한에 잘못된 메시지가 갈 수 있으니 남북문제와 관련된 보도는 신중하게 써 달라”고 기자들에게 부탁하기도 했다. 언론을 통한 간접 대화로 북한의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경우도 생기고 있는 것이다.

특히 북한은 개성공단 폐쇄 경고를 포함해 연일 위협을 가하면서 그 이유로 반복해서 “우리의 존엄을 훼손하려고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여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북한은 돈 때문에 개성공단을 폐쇄하지 못할 거라는 언론 보도,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일가를 비난하는 언론 보도를 보고 자존심이 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한 강경파들이 이런 보도를 명분 삼아 강경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분석도 하고 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북한의 도발에 강력히 대응해야겠지만 불필요하게 북한을 자극해 소모적으로 긴장을 고조시킬 필요는 없다”며 “동상 타격은 오히려 북한 주민들의 단결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김정일#김일성#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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