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영흥도 주민 91% 화력발전소 증설 찬성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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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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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소가 자녀 교육비 파격지원
무료검진 - 경로카드 - 문화혜택도

수도권 전력의 20%를 공급하고 있는 인천 옹진군 영흥화력발전소의 증설을 둘러싸고 환경오염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석탄연료를 사용하는 화력발전소를 혐오시설로 치부하는 외부 시각과 달리 영흥도 주민 대부분이 ‘발전소 예찬론’을 펼치고 있다. 정부가 2월 석탄연료를 사용하는 7, 8호기(174만 kW)의 추가 설치를 결정하기에 앞서 영흥도 주민을 상대로 설문 조사를 벌인 결과 91%가 증설에 찬성했다. 주민들이 발전소를 반기는 이유를 알기 위해 섬 현지를 돌아봤다.

2일 발전소와 가까운 영흥면 내동로(내2리) 영흥중학교. 정규수업이 끝나자 방과후 수업과 특기적성 강좌가 이어졌다. 학생들은 바이올린 바둑 등 기호에 따라 10여개 강좌를 선택해 수강하고 있었다. 또 원어민교사에게 영어 중국어도 배우고 있었다. 이들 강좌에 이어 학교에서 저녁 급식을 먹은뒤 2시간가량 교사 지도 아래 자율학습을 했다.

영흥도에는 학원이 없지만 이처럼 방과후 교실이 잘 운영되고 있어 사교육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영흥중학교 권정흠 교장은 “모든 비용을 발전소가 지원하고, 옹진군에서 저녁 식사까지 제공해 학교 내에서 모든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발전소 측은 교육지원금으로 연간초등생 10만 원, 중고교생 50만 원, 대학생 200만원을 주고 있다. 또 방과후 수업과 특기적성교육에 필요한 경비는 매달 별도로 지급해주고, 학습기자재도 수시로 지원한다. 지난해 영흥초교는 전국 학교 평가 최우수학교로, 영흥중학교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우수학교(전국 4위)로 지정받기도 했다. 학생들이 ‘떠나던 섬’에서 ‘돌아오는 섬’으로 바뀌자 2년 전 이곳에 고등학교도 새로 설립됐다. 학생 수는 2004년 초등생 133명, 중학생 91명에서 지난해 초등생 185명, 중학생 140명으로 각각 늘었다.

또 영흥도의 복지수준도 높다. 1년 이상 영흥도에 거주한 만 25세 이상 주민은 종합건강검진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만 61세 이상 주민은 정부 지원금 외 ‘경로효친카드’를 별도로 발급받는다. 이 카드로 영흥도 내 병의원 진료와 이미용, 목욕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주민들은 주민자치센터에서 진행하는 댄스스포츠 등 10여 개 취미프로그램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발전소가 운영하는 전력체험관(에너지파크)은 공연장인 하모니홀, 문화교실, 전시관, 테마공원을 갖추고 있다. 2008년 개관한 이곳에서는 매달 1, 2차례 정기적으로 영화상영, 문화공연이 이어진다. 11일엔 논버벌 퍼포먼스 ‘점프’가 무대에 오른다. 그동안 ‘금난새 음악회’ ‘김성녀 마당놀이’ ‘난타’ 등 수준 높은 공연이 펼쳐졌다.

식당업을 하는 허복순 씨(57)는 “발전소 가동이후 섬에 활력이 넘치기 시작했고, 문화 혜택이많다 보니 주민끼리 어울리는 시간도 많아졌다” 고 말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영흥도#화력발전소#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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