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아항공, 세계 최초 승객 몸무게로 요금 받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3일 0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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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무게 많이 나가는 사람은 요금을 더 내라"

사모아의 항공사 사모아 에어가 세계 최초로 승객 몸무게에 따라 요금을 책정하는 정책을 도입해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사모아 에어는 승객의 몸무게에 따라 요금을 달리 받는데 노선의 길이에 따라서도 다른 요금 기준을 적용한다.

사모아 에어는 사모아의 두 개 큰 섬인 우폴루와 사바이 사이를 운항하는 국적 항공사로 최근 미국령 사모아와 통가 노선에도 운항을 시작했다.

사모아 에어의 요금 정책에 따르면, 가장 짧은 노선은 승객과 짐의 무게 1㎏당 1탈라(약 480원), 장거리 노선인 미국령 사모아는 1㎏당 3.8 탈라를 내야 한다.

지난해 설립된 사모아 에어는 자사의 항공 요금 정책이 비만의 문제점을 널리 알리고 공중 보건을 향상시키는 데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강조한다.

크리스 랭턴 사모아 에어 대표는 자사의 요금이 승객 1인당 책정되는 표준 요금보다 훨씬 더 공정하다며, 어린 아이를 데리고 타는 가족들은 이전보다 돈을 훨씬 적게 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는 가장 공정하게 여행을 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짐의 무게가 초과했다고 해서 추가 요금을 받는 일 없이 무게에 따라 요금을 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만 전문가와 지역 사회 인사들은 다른 사람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 잘못된 정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뉴질랜드에 있는 비만 퇴치 운동 단체의 대변인인 로빈 투매스 박사는 "정말 심각하게 잘못된 것으로 생각한다. 남에게 잘못을 덮어씌우는 행위일 뿐 아니라 사람을 차별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그는 "승객들에게 비만을 그들의 잘못으로 몰아가는 불공정한 행위로, 비만을 퇴치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오클랜드 사모아 교민사회 지도자인 텔레이아이 에드윈 푸니도 "무게가 항공기 운항에 중요한 요인이라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건강한 생활습관의 정착을 돕기 위해서라는 주장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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