歌王, 파격으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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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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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통 튀는 록사운드… 강렬한 댄스 전자음… 빠른 랩…
예순셋 조용필, 최신 팝 연상 정규앨범 10년만에 발매

23일 10년 만의 정규앨범인 19집 ‘헬로’를 내는 가수 조용필. YPC프로덕션 제공
23일 10년 만의 정규앨범인 19집 ‘헬로’를 내는 가수 조용필. YPC프로덕션 제공
케이팝 세대를 향한 가왕(歌王)의 반격이다. 미국 팝스타 마룬5나 테일러 스위프트, 한국 아이돌그룹 빅뱅의 최신 곡에 한국적인 노랫말과 가창을 결합한 듯한 독특한 앨범이 나왔다.

가수 조용필(63)이 10년 만의 정규 앨범인 19집 ‘헬로’의 전곡을 발매(23일)에 앞서 언론에 공개했다. 2일 오후 서울 서초동 YPC프로덕션(조용필 소속사) 스튜디오에서 들어 본 10개의 수록 곡은 통통 튀는 록 사운드와 댄스 음악의 전자음향이 결합된 강렬하고 최신 취향인 노래들이었다.

첫 곡 ‘바운스’부터 튄다. 똑똑 끊어 치는 어쿠스틱 피아노와 기타 음향에 전자음이 끼어들고 최신 팝 같은 미국적 멜로디의 후렴구, ‘처음 본 순간부터 네 모습이 내 가슴 울렁이게 만들었어’ 같은 가사가 어우러진다.

타이틀 곡 ‘헬로’에는 래퍼 버벌진트의 빠른 랩이 들어갔다. 조용필의 가창은 오토튠(auto-tune·음정을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프로그램)으로 변형된다. ‘헬로, 헬로, 헬로, 헬로’의 후렴구와 ‘우∼ 우∼’ 하는 코러스는 팝 댄스곡을 연상시킨다.

특유의 창법은 그대로다. 블루스 음계를 앞세운 흥겨운 곡 ‘충전이 필요해’는 세련된 편곡과 별개로 조용필의 가창으로 한국적으로 들린다. 중간 빠르기의 애절한 록 발라드 ‘말해볼까’는 얼터너티브 록과 닿아 있다. ‘널 만나면’은 힙합이나 댄스곡에 많이 쓰이는 ‘오! 오!’ 하는 코러스가 인상적이다. 마지막 곡 ‘그리운 것은’은 파격의 극치. 강하게 귀를 때리는 비트의 전자음이 ‘매화꽃이 만발한 그곳에… 그리운 것은 그리운 대로 가슴에 묻고’ 같은 한국적인 가사와 묘한 대비를 이룬다.

조용필은 동아일보에 ‘내 마음속의 별-조용필 편’을 기고한 송호근 서울대 교수가 작사한 ‘어느 날 귀로에서’만 직접 작곡했다. 나머지 곡의 제작은 국내외 젊은 작사·작곡가들에게 일임했다. 레이디 가가, 제이슨 므라즈와 작업한 엔지니어 토니 마세라티, 이언 쿠퍼가 매만진 생생한 소릿결도 인상적이다.

19집 ‘헬로’는 23일 일반 CD와 디지털 음원 외에 고음질 CD(HDCD)와 LP로도 발매된다. 조용필은 다음 달 31일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 투어에 나선다. 2003년 18집에 합창단과 오케스트라를 도입했던 그는 이제 DJ와 래퍼를 대동하고 무대에 설 것 같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가왕#조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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