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서 또 인종차별… 여행가기 겁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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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남성, 亞여성에 “빨리 꺼져” 모욕

“니들, 영어는 할 줄 알아? 호주에 뭐 하러 왔어? 빨리 꺼져. 이 망할 것들아(fucking bastards)!”

지난달 30일 오후 7시 30분경 호주 시드니 도심 타운 홀을 달리던 시내버스에서 40대로 추정되는 백인 남성이 한국인으로 보이는 아시아인 중년 여성에게 큰 소리로 폭언을 퍼부었다. 시드니모닝헤럴드(SMH)는 2일 “여성과 동행한 아시아인 남성이 백인 남자에게 다가가 ‘관광객이다. 미안하다’고 거듭 말하며 진정시키려 했지만 남자는 더 큰 소리로 욕을 해댔다”고 보도했다. 이 남자는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때 호주를 폭격했다”며 손가락으로 목을 긋는 행동으로 두 사람을 위협하기도 했다.

버스에 타고 있던 중국계 호주인 왕융 씨는 SMH와의 인터뷰에서 “나와 또 다른 중국계 여성 말고는 그 백인을 제지하려고 나서는 이가 없었다”며 “내 어머니가 호주를 찾아와 저런 꼴을 당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왕 씨와 함께 나선 중국계 여성은 소란을 피우는 백인 남자에게 버스에서 내리라고 요구하며 그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유튜브에 올렸다. 지난달에는 퍼스에서 한 백인 여성이 버스에 함께 탄 중국계 여성에게 “영어로 말하라”고 소리치며 험하게 몰아세우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와 논란을 빚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인종차별#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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