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드림]안현남씨 K프런티어 해외인턴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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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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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희망 퍼즐, 인도네시아에서 맞췄죠”
회의 참석-마트 근무 빡빡했지만 한국인에 호의적 눈빛 잊을 수 없어

안현남 씨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롯데마트 클라파가딩점 주방에서 베이커리 코너에 공급할 빵을 만들기 위해 반죽을 하고 있다. 자카르타=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안현남 씨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롯데마트 클라파가딩점 주방에서 베이커리 코너에 공급할 빵을 만들기 위해 반죽을 하고 있다. 자카르타=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동아일보를 보고 K프런티어에 지원할 때만 해도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의 생소하고 낯선 곳이었다. 그러나 자카르타 공항에서 숙소로 이동하는 버스에서 느낀 첫인상은 그야말로 ‘반전의 도시’. 홍콩 야경을 연상케 하는 화려한 불빛과 빽빽하게 들어선 초고층 빌딩에 우리 일행들은 ‘와∼’ 하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인도네시아가 생각지도 못할 만큼 발전했다는 걸 절로 느꼈다. 낯설게만 생각했던 인도네시아의 인구가 2억5000만 명, 세계 4위라는 점도 놀라웠다.

일행은 현지에 진출한 한국 대기업과 홈쇼핑업체, KOTRA 등 여러 곳을 방문하며 현지 사정을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인도네시아 최고 명문대인 국립인도네시아대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인구의 80%가 이슬람 신도이다 보니 캠퍼스를 지나는 여학생 대다수가 머리에 히잡을 쓰고 있었다. 이런 학생들이 캠퍼스 내에 있는 한국문화원에서 한국 드라마를 보고 케이팝(K-pop)을 듣는 게 마냥 신기했다. 한류 열풍 덕분에 인도네시아의 많은 사람이 한국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한국인에게 호의적인 눈빛도 느낄 수 있었다.

탐방 일정 중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주최한 ‘한-인도네시아 경제발전 경험 공유사업(KSP)’ 국제정책회의에도 참석했다. 국제회의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생생히 지켜봤다. 또 현지 의상인 ‘바틱’을 입은 한-인니 경제협력 사무국의 강석원 연구위원이 들려준 좌충우돌 ‘현지 적응기’는 정말 흥미진진했다.

롯데마트에서 인턴생활을 하면서는 현지인 상사들로부터 영어로 업무를 배웠다. 그들도 나도 영어가 유창하지는 않았지만 부족한 부분은 손짓, 발짓으로 이해했다. 대형마트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재고는 어떻게 파악하고 처리하는지. 진열장은 어떻게 정리하는지를 해외에서 외국인 상사로부터 배운다는 게 신선했다. 같이 일하는 인도네시아 동료들은 근무를 하면서도 노래를 항상 부른다. 일을 즐기는 것 같았다.

한국인이 보기엔 느리고 답답해 보였던 측면도 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가 열대성 기후의 무더운 나라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일하는 문화를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 인도네시아는 우기(雨期)에 접어들어 상대적으로 선선한 날씨였다. 하지만 거리를 잠시만 걸어도 축 늘어지고 무기력해졌다.

인도네시아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 중 하나다. 그만큼 한국기업의 진출은 빠르게 늘고 있고 현지 채용 수요도 많아질 것이다. 아직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에서 일하는 한국인 대다수는 한국에서 파견된 사람 또는 주재원이다. 하지만 현지어를 할 수 있는 한국인을 찾는 기업들이 적지 않았다. 일정 수준의 언어 실력만 갖추면 본인의 전공과 상관없이 바로 중간 관리자급의 대우와 복지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이번 탐방을 통해 해외 취업은 부모, 친구, 가족을 떠나 생활할 수 있는 강한 의지력, 그 나라의 문화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만 갖추면 누구든 도전해볼 만하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대학생들이 제2외국어로 중국어 일본어 등만 공부할 게 아니라 인도네시아어처럼 빠르게 성장하는 신흥국 언어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안현남 씨(25·여)는 대구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새마을금고에 입사한 뒤 직장생활을 하면서 대학을 졸업했다. 지난해 초 직장을 그만두고 필리핀으로 어학연수를 다녀왔다. 현재는 해외에서 일할 기회를 찾고 있다.
#K프런티어#해외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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