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드림/일자리 클리닉]자기소개서 비결? 채용담당자 머리에 쏙 박히게 써라

■ 신용보증기금 인사부 紙上 첨삭

“자기소개서를 읽고 난 후 지원자의 이미지가 떠오르면 잘 쓴 자기소개서이고, 그 떠오른 이미지가 회사 인재상과 맞아떨어지면 우리가 찾던 인재인 겁니다.”

신용보증기금 인사부 관계자는 “채용담당자가 자기소개서를 통해 알고 싶은 건 오직 하나, 지원자의 본모습”이라고 말했다. 자기소개서는 자신의 본래 모습을 잘 드러낼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이 회사가 찾는 인재상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표현해야 한다는 것.

이화여대 행정학과 4학년인 양모 씨(24·여)와 조선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민모 씨(24·여)가 신보의 실제 양식에 맞춰 자기소개서를 작성했다. 신보 인사부는 이를 꼼꼼히 첨삭했다. 인사부는 지원자의 경험이 신보 업무와 얼마나 잘 ‘연관’되는지 나타내라고 조언했다. 또 적합하고 정확한 표현을 쓰라고 강조했다.

○ 경험과 노력, 업무와 어떻게 연관되는지 써야

신보 자기소개서 1번 문항은 ‘성장과정과 그 안에서 얻은 가장 소중한 점’이다. 신보 인사부는 “다른 문항보다 1번 문항을 잘 쓰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첫 문항에서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하면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는 의미. 양 씨는 1번 문항에서 2012년 참가했던 국제워크캠프 경험(표 참조)을 썼다. 인사 담당자는 질문에서 묻는 ‘성장과정’이 빠졌다고 지적했다. 또 “기본적인 가치관을 묻는 질문인 만큼 본인의 성장과정에서 어떤 가치관을 갖게 됐는지 기술해야 한다”고 했다.

2번 문항은 ‘취득하기 위한 과정에 있거나 취득하고 싶은 자격증 하나를 말하고, 취득하려는 이유와 취득 전략’을 쓰는 것. 민 씨는 ‘경제 토플’로 불리는 테샛(TESAT)의 최고 등급인 S등급을 따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썼다. 민 씨는 ‘테샛을 통해 경제관념을 다시 한 번 정리하고 싶다’며 준비 과정을 서술했다. 인사 담당자는 자격증 취득 동기와 전략을 자세하게 잘 표현했다고 평했다.

문제는 그 자격증이 신보 업무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에 대한 서술이 부족한 것. 민 씨는 마지막 부분에 ‘보증에 있어서도 적절한 심사와 판단을 할 줄 아는 ‘신보인’으로 성장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인사부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없다”며 “(신보의 업무인) 개별적 기업의 신용을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방안에 대해 고민해보라”고 조언했다. 봉사활동 경험을 묻는 4번 문항(표 참조)을 쓸 때도 “봉사경험을 입사 후 자신의 역할과 연계해 서술해야 한다”고 말했다.

○ 비논리·부정확 표현은 금물

신보 인사부는 취업 지원자의 자기소개서에서 ‘적절하지 않은 표현’들을 지적했다. 논리에 안 맞거나 명확하지 않은 표현은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결정적 실수다.

양 씨는 2번 문항에서 ‘시작이 반이다’란 말을 인용한 뒤 ‘모든 일에서는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썼다. 인사부는 “문장의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표현”이라며 “잘못된 인용은 글의 흐름과 논리성을 약화시키는 감점 요인”이라고 꼬집었다. 또 양 씨가 경영·경제학 지식을 공부 중이라고 말하며 ‘균형 잡힌 인재’라는 표현을 쓴 것도 지적했다. 경영·경제학 지식만으로는 균형 잡힌 인재라고 보기 힘드니 ‘준비된 인재’라고 표현하는 게 더 설득력 있다고 했다.

‘신보에 지원한 동기, 신보에서 본인이 꿈꾸는 미래, 반드시 입사해야 하는 이유’를 묻는 3번 문항에서도 정확하지 않은 표현이 지적됐다. 민 씨는 ‘신용보증기금은 신용이 약한 중소기업의 신용을 보증해 주고 이들이 채권을 갚을 때까지의 전 과정을 적절히 관리하고 있습니다’라고 썼다. 인사부는 ‘신용보증기금은 신용은 우수하나 담보력이 미약한 중소기업의 원활한 자금 융통을 위해 신용보증을 제공하고, 자금이 상환될 때까지 일련의 과정을 관리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라고 정확히 쓸 것을 조언했다. 지원하는 기관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인상을 주면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다는 뜻이다.

※‘일자리클리닉’은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직접 참여해 자기소개서를 첨삭 지도하고 입사 지원 팁,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코너입니다. 참여를 원하는 청년 구직자들은 청년드림센터 홈페이지(www.yd-donga.com)에서 자기소개서 양식을 내려받아 작성한 후 제출하면 됩니다. 다음 클리닉 대상 기업은 현대카드입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