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인도서 1조원대 전동차사업 수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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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소비효율 최고점… 기술력 입증
정몽구회장 “세계적 수준 품질” 당부

“현대자동차그룹은 자동차뿐 아니라 지상에서 움직이는 모든 운송수단에서 비교 우위에 서야 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2011년 현대로템 주요 임원들을 불러 이같이 당부했다. 정 회장은 “전동차나 고속철의 품질도 자동차만큼 올려 해외 시장 개척에 힘써야 한다”며 연구개발(R&D) 및 품질담당 인력을 대거 확충할 것을 지시했다. 캐나다 봄바르디에, 프랑스 알스톰, 독일 지멘스 등 세계 전동차 ‘빅3’에 비해 후발주자로 1999년 설립된 현대로템의 해외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려 현대차그룹의 주력 계열사로 육성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현대로템이 해외 시장에서 잇따라 수주에 성공했다. 현대로템은 인도 델리 지하철공사가 발주한 1조 원 규모의 ‘델리 메트로 3기 전동차 사업’을 수주했다고 2일 밝혔다. 2017년까지 델리 메트로 신규 노선에 투입될 전동차 636량을 납품하는 사업으로, 인도가 지금까지 발주한 단일 프로젝트 물량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 인도 전동차 사업에는 세계 전동차 ‘빅3’ 외에도 스페인 카프, 일본 가와사키중공업 등이 입찰에 참여했다. 현대로템은 전동차 기술을 평가하는 핵심 요소인 전력소비효율에서 참가업체 중 최고점을 받아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번 수주로 현대로템은 인도시장에서 점유율 60%(발주량 기준)를 달성하며 봄바르디에를 제치고 현지 1위 업체로 떠올랐다. 이에 앞서 현대로템은 지난해 12월 홍콩과 이집트에서 총 9200억 원 규모의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잇단 수주를 통해 해외 업체와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고 말했다.

현대로템은 정 회장의 품질 향상 지시에 따라 그동안 협력사 품질관리팀을 운영하고 생산 공정별 정밀 점검 시스템을 가동했다. 또 이미 생산돼 운행되고 있는 고속철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전담반을 신설했다.

현대로템은 이 같은 품질 개선 노력을 통해 현재 약 2.4%인 세계 철도차량 시장 점유율을 2017년 5%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2010년 글로벌 판매량 5위에 올라선 현대·기아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세계 5위권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다. 중남미, 유럽 등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는 한편 시험 운행 중인 노면전차(트램), 자기부상열차의 수출에도 힘쓸 계획이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현대로템#정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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