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경제통’ 박봉주 내각총리에 재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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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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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총리때 개혁주도하다 실각… 경제개혁-개방 과감히 밀어붙일 듯

북한이 1일 평양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2기 7차 회의를 열어 박봉주 전 노동당 경공업부장(74·사진)을 신임 내각총리로 임명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대북 소식통들은 “2003∼2007년 총리를 지냈던 박봉주의 ‘화려한 부활’이 주는 정치적 의미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북한의 대표적 개혁파 경제통으로 분류되는 박봉주는 2004년 협동농장 개혁 등을 주도하다 북한 강경파의 눈 밖에 나 실각했다. 화학공업상이었던 2002년 북한 경제시찰단으로 남한을 방문해 각종 산업현장을 돌아보기도 했다. 2005년엔 북한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해 상하이(上海) 푸둥(浦東)지구 등 경제개혁 현장을 집중 시찰했다.

박봉주는 북한이 2002년 파격적으로 도입한 임금 및 물가의 현실화, 기업의 경영자율권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7·1경제관리개선조치’를 주도적으로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노동자에서 총리 자리에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로 북한의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1980년대 중반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 책임비서였던 그를 모델로 한 2부작 영화 ‘보증’이 나오기도 했다. 김일성 김정일 부자 외의 우상화를 경계하는 북한에서 살아 있는 인물을 모델로 영화까지 만든 일은 매우 이례적이다.

박봉주의 재기용은 북한이 지난해 하반기 추진하다 좌초한 협동농장 개혁을 선두로 한 경제개혁조치를 과감하게 밀어붙이겠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북한이 경제개혁을 추진하려면 긴장관계 완화와 외부 지원이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한 정부 관계자는 “개혁파 박봉주가 다시 권력 중심으로 들어온 것이 현재 악화일로로 치닫는 남북관계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핵보유국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한 법적 근거와 우주개발을 위한 법적, 제도적 조치도 마련했다. 한편 김격식 인민무력부장과 최부일 인민보안부장을 국방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했다고 통신은 밝혔다. 두 사람은 김정각 전 인민무력부장과 이명수 전 인민보안부장이 국방위원직을 박탈당하면서 빈 자리를 채운 것이다.

주성하·조숭호 기자 zsh75@donga.com
#북한#개혁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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