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물신약 6종서 1급 발암물질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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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업체가 정부지원 받아 개발… 벤조피렌-포름알데히드 등 검출

국내 제약업체가 정부 지원을 받아 개발한 천연물신약 상당수에서 벤조피렌과 포름알데히드 등 1급 발암물질이 검출돼 파문이 예상된다. 의사 처방을 받아 복용하는 전문의약품에서 1급 발암물질이 검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채널A가 단독 입수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천연물신약 성분검사 보고서에 따르면 벤조피렌이 검출된 신약은 모두 5종. 위염치료제로 쓰이는 D제약 S정에서 최대 16.1ppb가 검출됐다. 관절염치료제인 S제약의 J정에서도 4.1ppb, P제약 L정에서 0.8ppb 등이 나왔다(표 참조).

포름알데히드가 나온 신약 역시 5종. N제약의 S캡슐에서 15.3ppm, S제약의 J정 8.1ppm, P제약 L정 6.8ppm 등의 순이었다.

벤조피렌은 물질을 300도 이상 가열할 때 불완전 연소를 통해 만들어지며 인체에 축적되면 각종 암을 유발한다. 포름알데히드는 비료나 살균제, 방부제에 많이 쓰이는 발암물질이다.

식약처는 2월 한 회사의 라면 수프에 쓰인 고추씨 기름에서 벤조피렌 3ppb가 검출되자 해당 제품을 회수한 후 폐기한 바 있다.

현재 제조할 때 가열 과정을 거치는 숙지황과 건지황 등 일부 한약재에는 벤조피렌 허용기준치가 5ppb 이하로 제한돼 있다. 하지만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전문의약품에 대한 벤조피렌과 포름알데히드의 허용기준은 없는 실정이다.

요시무라 요시히로(吉村吉博) 일본통합의료학교 교장은 “일본에서는 포름알데히드나 벤조피렌이 약품에서 나오면 안 된다”며 “해당 성분을 장기 복용할 경우 혈액암(백혈병)이나 위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해당 제약업체들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반론을 편다. 자체 검사 결과 발암물질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고, 식약처 검사 결과가 맞는다고 해도 인체에 유해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

박주영 식약처 바이오생약국 연구관은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해당 제품에서 발암물질을 줄이는 방안을 제조 단계별로 종합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제조 단계에는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모두 포함된다.

지난해 천연물신약 6종에 지출된 건강보험 약값은 1600억여 원으로 추산된다. 이번에 벤조피렌이 가장 많이 나온 S정은 지난해 3억5054만 개나 처방돼 전체 의약품 가운데 처방량 1위를 기록했다.

천연물신약은 약초와 식물 등 천연물질에서 약효 성분을 추출해 알약이나 캡슐, 시럽 등으로 만든 전문의약품이다. 2001년 정부가 ‘세계 7대 신약 개발국’을 국정과제로 내세우며 ‘천연물신약촉진법’을 만든 뒤 지금까지 1761억 원을 개발사업비로 투자했다.

김관 채널A 기자 kwan@donga.com

[채널A 영상]천연물신약서 벤조피렌 등 발암물질 검출


#천연물신약#발암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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