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큐 맘!” 포인츠, 엄마의 고물퍼터로 우승

  • 스포츠동아
  • 입력 2013년 4월 2일 07시 00분


■ 셸 휴스턴 오픈 정상…마스터스 티켓 확보

‘어머니 비가 억수로 내려요/냅둬라//냅뒀다/비가 그쳤다.’ 어느 시인의 시처럼 어머니의 힘은 강하다. 겨자씨만한 희망만 있어도 열매를 맺게 하는 힘. 그 어머니의 힘이 또 한번 일을 냈다.

D.A 포인츠(미국)가 어머니가 쓰던 퍼터로 마스터스 출전 티켓을 따내는 역사를 만들었다.

포인츠는 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 험블의 레드스톤 골프장(파72·7457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셸 휴스턴 오픈(총상금 62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쳐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우승했다. 우승상금은 108만 달러(약 12억 원).

2011년 AT&T 페블비치 내셔널 프로암 이후 2년 만에 통산 두 번째 우승에 성공했다.

포인츠는 이번 우승으로 11일 개막하는 마스터스 출전권까지 확보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 10여 년 전 쓰던 어머니의 중고 퍼터를 들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포인츠가 아주 오래 전 사용하다 쓰지 않고 창고에 쳐 박아 두었던 퍼터를 꺼내든 이유는 최근 퍼트가 잘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이전에도 이 퍼터를 사용해 아마추어 대회와 2부 투어에서 우승한 적이 있다.

고물퍼터는 그에게 행운을 가져다주었다. 대회 첫날 이 퍼터를 사용해 9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단독 선두가 됐다. 그는 1라운드 종료 뒤 “퍼팅이 마술처럼 잘 됐다”며 기뻐했다.

포인츠는 마지막 라운드 18번홀(파4)에서도 위기를 맞았다. 어프로치가 짧아 4m 거리의 파 퍼트를 남겨 뒀다. 성공하면 우승이지만 놓치면 연장전을 치러야 했다. 그 순간 어머니가 쓰던 고물퍼터는 다시 한번 빛이 났다. 파 퍼트가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우승을 결정지었다.

포인츠는 이런 시를 쓰지 않았을까? ‘어머니 퍼트가 잘 안돼요/내 고물퍼터를 써라//썼다/행운이 넝쿨째 들어왔다.’

한편 헨릭 스텐손은 이번 대회 공동 2위에 오르면서 마스터스 출전 티켓을 따냈다. 이전 세계랭킹 53위였던 그는 50위 이내로 순위를 끌어올려 오거스타 무대를 밟을 수 있게 됐다. 1일 자 세계랭킹 기준 50위까지 마스터스 출전 기회가 주어진다.

주영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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