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휴일제 대비하라”… 기업마다 들뜬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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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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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흘 휴가땐 年2조3000억 여행비 지출”… 관광업계 기대감

‘대체 휴일제’ 시행 여부가 직장인들 사이에서 뜨거운 화제다. 박근혜 정부가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로 대체 휴일제 도입하기로 했고,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대체 휴일제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문체부는 지난달 말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 대체 휴일제와 방학 분산제 등을 관광산업 육성 방안에 포함시켰다.

정부는 대체 휴일제로 단기 휴가가 늘어나면 국내 여행산업이 활성화되면서 내수 경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 1998년부터 4개 공휴일을 아예 월요일로 옮기는 ‘해피 먼데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장후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1년에 3일의 대체 휴일이 발생하면 2조3000억 원의 추가 여행경비가 지출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단기 휴가를 통해 휴식을 취하면서 1인당 생산성을 높이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똑똑하게 일하기 준비됐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이미 ‘삶과 일의 균형’을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보고 ‘워크 스마트’ 제도를 도입하는 등 조직 운영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따라서 당장 대체 휴일제가 시행돼도 큰 문제는 없다고 말한다. 삼성그룹 측은 “서비스, 금융, 반도체 등 계열사별로 사업 분야가 다양하기 때문에 그룹 차원에서 대체 휴일제와 관련해 일괄적인 정책을 시행하기는 어렵지만 계열사별로 특성을 살려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그룹도 쉬는 시간을 갖는 게 직원들의 창의성에 도움이 된다는 쪽으로 생각을 바꾸고 있다. 당장 올해부터 창립기념일 휴무를 실제 창립기념일인 3월 27일 대신 4월 둘째 금요일로 옮겨 쉬기로 했다. 임직원에게 3일간의 단기 휴가를 줘 재충전의 시간을 갖게 한다는 취지다. 현대자동차는 10년 전부터 설, 추석 연휴와 삼일절, 광복절 등 국경일이 주말과 겹칠 경우 대체 휴일제를 실시하고 있다.

보수적인 기업문화를 가진 유통 기업들도 최근에는 휴가를 독려하는 분위기다. 현대백화점은 주5일 근무에 이어 주5일 수업에 대체 휴일제까지 시행되면 가족 단위 여행을 떠나려는 직원들이 많아질 것으로 보고 지난해부터 매년 100가족을 선정해 단기 휴가 여행비를 지원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장근혁 인재개발팀장은 “휴무를 가족과 즐겁고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직원이 직장 생활에서도 적극적이고 창의적으로 뛰어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들은 당장의 비용 부담을 걱정하고 있다. 대기업 중에서도 365일 조업해야 하는 포스코 등은 대체 휴일제 실시로 인한 인건비 부담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공휴일 수는 선진국과 비교할 때 적지 않다”며 “당장 3, 4일 더 쉬게 되면 중소기업은 조업일수가 줄어들어 생산성에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주5일제 버금가는 효과 기대

유통업체들은 대체 휴일제가 시행되면 주5일제 시행에 버금가는 매출 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체 휴일이 2, 3일 발생하면 연간 두세 번의 토∼월요일 단기 휴가가 생기는 셈이어서 가족 중심의 레저 문화가 더욱 발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011년 현대경제연구원이 성인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70%가 대체 휴일제로 발생하는 연휴에 여행을 떠나겠다고 답한 바 있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자사가 운영하는 가족농장을 6개에서 8개로 확대했다. 가족 단위 여행객들을 끌기 위해서다. 백화점들도 캠핑 매장 확대에 나섰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인천점에 캠핑용품 편집매장 ‘웍&톡’을 열었다. 현대백화점 울산점도 지난달 캠핑용품 편집매장을 내고, 캠핑용품 고르는 법을 알려주는 마케팅으로 가족 고객을 끌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 대체 휴일제 ::

공휴일이 주말과 겹칠 경우 대신 평일에 쉬는 제도다. 대체 휴일제가 시행되면 일요일인 올해 어린이날(5월 5일) 같은 경우 월요일인 6일에 대신 쉴 수 있게 된다. 직장인들에게 ‘토∼월요일’ 3일간 단기 휴가가 생기는 셈이다.

김현수·김지현 기자 kimhs@donga.com
#대체휴일제#대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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