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 ‘병영 독립만세’ 올 최대 규모로 재현

  • Array
  • 입력 2013년 4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1919년 3·1운동 한달 뒤에 열려… 전국적 만세운동 재점화 계기로
“日독도침탈-교과서 왜곡 적극 대응”

울산판 ‘3·1독립만세운동’이 5일 울산 중구 병영동 일원에서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독립만세운동 재현 행사. 울산 병영 삼일사봉제회 제공
울산판 ‘3·1독립만세운동’이 5일 울산 중구 병영동 일원에서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독립만세운동 재현 행사. 울산 병영 삼일사봉제회 제공
울산 중구 병영동의 주요 간선도로와 도로변 주택에는 5, 6일 태극기가 걸린다. 이 예사롭지 않은 풍경은 ‘울산 병영 3·1독립만세운동’을 해마다 기념하면서 생겨 난 것. 울산 병영에서는 1919년의 3·1독립만세운동이 다른 지역보다 한 달여 뒤에 열렸다. 당시 병영청년회 회원들은 서울에서의 독립만세운동 소식을 뒤늦게 듣고 4월 5, 6일 울산 병영 일원에서 만세운동을 벌였다.

3·1독립만세운동으로 일본 경찰의 감시가 심한 것을 의식한 병영청년회는 4월 5일 병영초등학교(당시 일신학교)에서 마을별 축구대회를 열었다. 경찰을 속이기 위한 것이었다. 병영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축구공을 높이 차올리는 것이 만세운동을 시작하자는 신호였다. 축구대회 개막을 가장해 축구공을 높이 차올리자 선수와 관중은 각자 품에 숨겨 왔던 태극기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운동장을 벗어나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시가행진을 벌였다. 소식을 듣고 달려온 일본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총을 무차별 발사했다. 만세운동은 6일까지 이어졌다. 울산 최대의 만세운동이었다. 또 3·1독립만세운동 이후 전국적으로 수그러지던 만세운동을 재점화하는 계기가 됐다. 당시 의거 과정에서 김응룡 문성초 주사문 엄준 등 4명이 순국하고 22명이 다쳤다.

5일 열리는 행사에서는 독립만세운동을 재현한다. 이날 오전 10시 순국 애국지사 등을 모신 삼일사당에서 추모제를 지낸 뒤 오전 10시 40분 만세운동의 시발점인 병영초등학교 운동장으로 집결한다. 이어 행사를 주최하는 병영 삼일사 봉제회 김기환 회장과 박성민 중구청장 등이 축구공을 높이 차올리는 것이 신호다. 병영초등학교 학생과 시민 등 4000여 명이 참가할 예정. 병영 사거리에 마련된 무대에서는 전문 연극인들이 당시의 상황을 재현하는 단막극을 공연한다. 이어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주제로 궐기대회도 연다.

삼일사 봉제회는 병영 독립만세운동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2000년부터 매년 독립만세 재현 행사를 열고 있다. 삼일사 봉제회 김 회장은 “일본의 독도 침탈 야욕과 교과서 왜곡 등으로 반일 감정이 높아 올해는 만세운동 재현 행사를 가장 큰 규모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 병영 3·1독립만세운동#독도#교과서 왜곡#일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