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 목표는 무조건 4강”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단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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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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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의 미래에 대해 말하면서 밝게 웃고 있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그는 “축구의 매력은 야구와는 비교가 안 된다. 축구가 사람을 더 자극하고 흥분시킨다. 축구장에 훌리건이 생기는 이유도 열기가 뜨겁기 때문이다. 그 열기가 축구를 부흥시키는 매개체가 될 것이다. 그 열기를 어떻게 잘 전달하고 발산시키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한국 축구의 미래에 대해 말하면서 밝게 웃고 있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그는 “축구의 매력은 야구와는 비교가 안 된다. 축구가 사람을 더 자극하고 흥분시킨다. 축구장에 훌리건이 생기는 이유도 열기가 뜨겁기 때문이다. 그 열기가 축구를 부흥시키는 매개체가 될 것이다. 그 열기를 어떻게 잘 전달하고 발산시키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4강에 진출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현대산업개발 회장)이 한국 축구의 장기 목표를 밝혔다. 지난달 초 제52대 대한축구협회장으로 취임한 정 회장은 그동안 분초를 쪼개며 축구계 현황을 파악해 왔다. 변화를 열망하는 축구팬들의 기대 속에 한국 축구 운명의 키를 조종하게 된 그의 비전은 어떤 것일까.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현대산업개발 회장실에서 정 회장을 만나 그의 목표를 구체적으로 들어보았다.

정 회장은 “순수한 우리 실력으로 해외에서 월드컵 4강에 진출하는 것”을 우선 목표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한국은 지금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7위에 올라 있다. 랭킹이 말해주는 의미는 크다. 랭킹을 올리고 싶지만 단기간에는 힘들다. 장기 목표가 필요하다. 지금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4강에 진출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 그때 4강에 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를 연구하고 그에 따른 단기 실행 계획을 세우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도 9년밖에 남지 않았다. 초등학교 선수 등 어린 선수들에 대한 투자와 지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국내 지도자 양성을 역설했다. 그는 축구협회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지난달 26일 국가대표팀 경기를 관전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A조 카타르전이었다. 그는 “책임감 때문이었는지 굉장히 조마조마했다. 90분 경기 중 첫 골을 넣은 직후 약 3분간만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 첫 골을 넣고 곧바로 실점했으니까. 남은 시간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음을 졸이기는 축구팬들도 마찬가지. 팬들은 경기 직후 최강희 감독 체제에 대해 이런저런 말들을 쏟아냈다. 그러나 정 회장은 일단 최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정 회장은 “최 감독이 K리그에서 굉장히 잘했다. 카타르전에 대해서는 최 감독도 느낀 게 많이 있을 거다. 중요한 점은 최 감독도 점점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 감독이 선수들을 잘 이끌어주면 예선은 물론이고 본선에서도 계속 팀을 이끌고 가셔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지금 우리 선수들이 해외에 진출해 경기력이 많이 좋아졌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우리 지도자들의 경쟁력도 향상시켜야 한다. 이런 부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 회장은 축구 외교력 강화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는 먼저 2015년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 선거에 도전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당시 상황에 맞춰 AFC 회장 또는 집행위원 선거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상당히 많은 시간을 들여 각 나라 대표를 방문하고 그들과 유대관계를 맺어야 한다. 선거가 1년 7개월밖에 남지 않았기에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또 “차곡차곡 준비해서 FIFA 부회장이나 집행위원 등으로 FIFA 쪽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평생 스포츠를 즐겨온 스포츠맨이다. 특히 스키 실력은 수준급이다. 그는 “전 세계 어느 지역을 가든 그곳의 상위 1% 안에 들 자신이 있다”며 자신의 스키 실력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또한 철인3종 경기와 테니스를 즐긴다. 그가 축구와 가까워지기 시작한 것은 1993년 현대자동차 부사장 시절. 당시 울산 현대 감독이었던 차범근 감독 가족은 울산 현대 사택에서 그와 이웃해서 살았다. 이때 차 감독의 아들 차두리가 공을 갖고 노는 모습을 지켜보는 등 차 감독 가족과 가까이 지낸 정 회장은 자연스레 축구에 친근감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듬해 울산 현대 구단주가 되었다. 이어 1997년 전북 현대 구단주를 맡았고 2000년부터는 부산 아이파크 구단주를 맡고 있다.

오랫동안 축구와 함께해 온 그는 “축구는 자칫하면 골을 넣는 순간을 놓칠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몰입해서 봐야 한다. 반면 야구는 연인끼리 삼겹살도 구워 먹으며 소풍처럼 즐길 수 있다”고 비교하며 축구의 매력은 집중과 몰입에 있다고 표현했다. 전반적으로는 “축구가 더 투쟁심과 흥분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 정 회장의 지론이었다. 정 회장은 축구에 대한 국민의 열정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뜨겁다”고 느꼈다. 이런 국민의 축구에 대한 열정과 축구의 특징을 살려 축구 부흥기를 이끌어 내겠다는 것이 그의 포부였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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