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재 클래식스 시리즈… 중고책 값이 금값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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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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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권 한정 출간 인문고전서 발매 즉시 매진… 20배 웃돈도

중고 책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올재 클래식스’의 가장 최근 발행본들. 최치원의 ‘계원필경집’,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 추적의 ‘명심보감’. 사단법인 올재 제공
중고 책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올재 클래식스’의 가장 최근 발행본들. 최치원의 ‘계원필경집’,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 추적의 ‘명심보감’. 사단법인 올재 제공
“올재 클래식스 세트 구합니다. 권당 5배 가격으로 삽니다.”

회사원 김지민 씨(33)는 최근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 이런 글을 올렸다. 친구에게 빌려 본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라종일 역), 최치원의 ‘고운집’(이상현 역)을 소장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김 씨보다 더 높은 가격을 부른 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2900원으로 판매된 고전 ‘올재 클래식스’가 중고시장에서 그 몇 배의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한 중고서점 관계자는 “20배 가격으로 팔리기도 한다”며 “양질의 번역과 저렴한 가격 때문이지만 5000권 한정 발행이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올재 클래식스는 사단법인 올재(이사장 홍정욱)가 인문고전이나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가 적은 소외계층을 위한 지식 나눔의 취지로 발행하는 비영리 출판기획물. 올재는 내일을 뜻하는 순우리말. 기업체의 후원을 받아 4000권을 2900원이란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나머지 1000권은 전국의 벽지 도서관, 군부대, 공부방에 기증한다.

2012년 1월 플라톤의 ‘국가’(조우현 역)를 시작으로 모두 21권의 고전을 발행했다. ‘국가’는 4000부가 하루 만에 매진됐다. 이후 판매일 오전 11시면 교보문고에 줄이 늘어섰다. 올해 1월 21일에 발행된 최치원의 ‘계원필경집’,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 추적의 ‘명심보감’까지 21권이 모두 매진된 상태다.

이런 품귀 현상에 추가 발행 요청이 쇄도하자 올재 측은 두 가지 대안을 내놨다. 첫째는 전자책으로 100일 동안 무료로 공개하는 것. 이상민 올재 사무국장은 “고전 독서의 마중물 역할이라는 취지를 이어 나가기 위해 저작권자와 한정된 기간을 협의했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클래식스 중 수요가 높은 책을 재편집한 ‘올재 셀렉션즈’. 셀렉션즈로 펴낸 ‘한글 논어’(이을호 역)는 6개월 만에 초쇄 3500부가 모두 팔려 2쇄 인쇄에 들어갔다. 편집을 일부 바꾼 셀렉션즈는 7900∼8900원에 판매되며 수익은 전액 올재의 지혜나눔 프로젝트에 쓰인다.

송금한 기자 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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