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플러스] 야구도시 부산에 무슨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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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1일 07시 00분


매년 야구팬들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던 사직구장이 개막 2연전 동안 곳곳에 빈 자리를 드러냈다. 부산의 야구열기는 어디로 간 것일까. 사직|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매년 야구팬들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던 사직구장이 개막 2연전 동안 곳곳에 빈 자리를 드러냈다. 부산의 야구열기는 어디로 간 것일까. 사직|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 사직구장 관중쇼크, 개막 2연전 빈자리 숭숭

개막전 당일(30일) 오전까지만 해도 롯데 프런트는 희망을 잃지 않았다. “현장판매표가 2000∼3000장 남아 있다. 다 팔릴 수도 있다.” 그러나 오후 2시 경기 개시 직전까지 곳곳에 빈자리가 보였다. 외야는 끝내 다 메워지지 않았다. 결국 2만6708명이 입장(매진은 2만8000명)한 것으로 집계가 완료됐다. 롯데의 개막전 매진이 ‘6년 연속’에서 끝나는 순간이었다. 문학·대구·광주구장의 티켓이 모두 다 팔렸기에 더 의외였다. 롯데가 개막전을 6-5 극적인 끝내기 역전승으로 이겼는데도, 31일 사직에는 1만7828명만 입장했다. 이틀 연속 만원을 이루지는 못했어도 31일 2만2467명이 입장한 문학에도 미치지 못하는 결과다. ‘야구도시’ 부산에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롯데 개막전 6년연속 매진 끝…2차전은 1만7828명에 그쳐
일시적 원인…1. 부산경제 악화 2. 벚꽃축제 3. 상대팀 때문
구조적 문제…1. 투고타저로 지난해부터 조짐 2. 전력 약화


○일시적이다!

롯데 내부에선 외부환경에 원인이 있다고 보고 있다. 구단 핵심 관계자는 “부산지역 경기가 정말 안 좋다”고 지적했다. “부산 살림살이는 롯데백화점 매출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런데 요즘처럼 백화점 매출이 안 나올 때도 없다고 하더라.” 롯데가 2013년 목표관중(115만 명)을 2012년 실제 관중(136만8995명)보다도 낮게 책정한 것도 이런 사정을 고려한 결과란 얘기다. 부산경제가 악화된 상황에선 야구장 관람 비용도 서민층에는 부담으로 다가온다는 소리다. 개막이 전년 대비 1주일 이상 빠른 탓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금 남쪽지방은 벚꽃놀이의 마지막 피크인데, 사람들이 야구장 대신 나들이를 택했다는 얘기다. 개막전 상대가 최하위 후보인 한화여서 긴장감이 떨어졌다는 소리도 들린다.

개막전 극적인 승리를 거뒀음에도 부산 팬들의 발걸음은 이어지지 않았다. 31일 사직구장은 외야석뿐 아니라 내야석에도 빈자리를 노출했다. 사직|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개막전 극적인 승리를 거뒀음에도 부산 팬들의 발걸음은 이어지지 않았다. 31일 사직구장은 외야석뿐 아니라 내야석에도 빈자리를 노출했다. 사직|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구조적이다!

그러나 롯데야구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롯데의 한 인사는 “개막전 관중 감소가 일시적 이변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지난해 후반기부터 시작된 것이라 봐야 옳다”고 해석했다. 실제 지난해 7월 8일 삼성전이 정규시즌 마지막 만원경기였다. 공교롭게도 롯데야구가 ‘투고타저’로 각인되기 시작한 시점과 일치한다. 화끈하지 못한 롯데야구에 부산 정서가 실망감을 표출한 결과일 수 있다는 풀이다. 한마디로 “점수도 안 나는데 재미없다”는 관점이다. 게다가 2013시즌은 롯데를 둘러싸고 비관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5년 연속 가을야구를 경험한 부산 팬들은 ‘4강은 당연’인데, 지금 롯데는 투고타저에 4강도 장담할 수 없는 전력이 됐다. 승패에 민감한 부산 팬들이 여기에 민감하게 반응한 결과라는 추론이다.

사직|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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