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Dining 3.0]천연 원료로 수분효과 UP, 보습력으로 고객 신뢰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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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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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 같은 보습력.”

케이비퍼시픽의 화장품 브랜드 ‘라라베시’는 지난해 ‘악마크림’이라는 이름을 가진 보습크림을 출시했다. 피부 미용을 위한 화장용품에 악마라는 황당한 이름을 붙인 이유는 브랜드 전략이 최고의 영업 수단이라는 믿음 때문. 광고기획사 출신으로 현재 라라베시의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진원 실장은 “제품명 하나를 통해서도 고객들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색다른 제품명만큼이나 마케팅 전략 또한 독특했다. 라라베시는 계절에 따라 피부 상태가 달라진다는 점에 착안해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별 보습크림을 출시했다. 빠른 상품 회전율로 승부를 거는 ‘패스트 패션’ 전략을 화장품에도 도입한 것이다. 라라베시는 또 계절용 제품에 맞는 각기 다른 제품 스토리를 구성해 고객들의 눈길을 잡으려 노력했다.

제품 용기 제작에도 공을 들였다. 고객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주기 위해 한정품을 출시하고, 그 용기에 팝아트를 콘셉트로 한 디자인을 적용했다. 회사 관계자는 “수분 크림은 사용 빈도가 높아 고객들이 자주 구입해야 하는 제품 중 하나”라며 “쇼핑객들에게 더 큰 즐거움을 주기 위해 제품 용기 디자인에도 각별히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라라베시의 디자인 슬로건은 “쇼핑의 재미는 제품 디자인에 있다”다.

라라베시의 이색적인 브랜드 전략은 입소문을 타고 퍼졌다. 지난해 악마크림이 세운 기록은 아주 다양하다. 소셜커머스 시장에서 하루 만에 제품 2만 개가 전량판매 되었을 뿐 아니라 오픈마켓의 보습·수분 제품 부문에서 1년 365일 중 246일 동안 1위를 차지했다. 승승장구는 홈쇼핑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주문 전화가 상대적으로 뜸한 오전 1시 시간대에 처음으로 홈쇼핑 방송의 전파를 탄 ‘악마크림’은 20분 만에 매진을 기록하며 인기몰이를 시작했다. 이후 악마크림이 달성한 주문 전화 기록은 분당 1500건. 홈쇼핑 방송 PD와 MD가 뽑은 ‘2012년 가장 팔고 싶은 아이템’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홈쇼핑으로 판매에 탄력을 받은 라라베시는 면세점 판매에도 도전했다. 론칭 1년 만에 면세점에 입성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 명품 화장품 브랜드 사이에서 쉽게 판매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악마크림은 면세점 출시 이틀 만에 매진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 나갔다. 이처럼 소셜커머스, 홈쇼핑, 면세점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온 결과, 악마크림은 론칭 첫해 연매출 60억 원을 달성했다. 이 기간 동안 판매된 악마크림은 약 50만 개에 이른다.

라라베시는 빠른 성장세의 배경에 제품력의 뒷받침이 있었다고 설명한다. 피부 친화적 브랜드를 지향하는 라라베시는 제품 생산과 관련해 ‘3무(無)’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제품에 합성염료, 합성색소, 파라벤 성분을 넣지 않는다는 것이다. 라라베시는 풍부한 수분 효과를 주기 위해 아사이베리와 아르간 오일, 스위트 아몬드 오일 등 유럽에서 인정받은 천연 원료도 활용하고 있다.

승승장구를 이어가던 악마크림에도 위기는 찾아왔다. 지난해 9월 이물질 논란이 불거지면서 제품 안전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위기에 처한 라라베시가 택한 전략은 정면 돌파였다. 라라베시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즉각 문제 상황을 공개하고, 제품의 유해 여부와 관계없이 전량 리콜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이물질 논란은 무해 판정을 받으며 일단락됐지만, 회사는 고객과의 약속은 지킨다는 일념하에 약속한 리콜을 단행했다. 이로 발생한 피해 금액은 3억 원 정도. 회사 관계자는 “중소업체로서 3억 원의 비용이 부담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고객의 신뢰를 얻었다는 점에서는 더욱 의미가 크다”고 자평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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