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정부 첫 국무회의]“국정원 마비상태” 朴대통령 표현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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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공백 사과하던 중 언급… 일부 “국민불안 조성 우려”

박근혜 대통령은 11일 정부 출범 14일 만에 처음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국정 공백 상황에 대해 사과했다.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북한이 연일 전쟁을 위협하고 있는 위기 상황인데 지금 안보 컨트롤타워라고 할 수 있는 국가안보실장과 국방부 장관이 공백이고, 국가정보원도 마비 상태”라고 말했다. 남재준 국정원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이 정해지지 않고 있는 것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세계경제가 위기 상태인데 경제의 컨트롤타워인 경제부총리도 안 계셔서 정말 안타깝고 국민 앞에 송구스럽다”고 했다.

야당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정치가 국민 앞에 앞장설 거란 말은 무수히 해왔지만 기득권 싸움 때문에 실종돼 가고 있다”며 “정치가 국민 입장에 서 있는지 돌아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과 나라의 앞날에 중대사가 아닌 서로의 견해차와 시각차는 이제 내려놔야 한다. 이런 식으로는 결국 국민만 손해를 보게 된다”면서 “나라와 국민을 위해 하루속히 정부조직법을 통과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민주통합당 정성호 수석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나서서 원안 고수 지침을 설정했기 때문에 (정부조직법) 협상이 진척되지 못한 것”이라며 “(박 대통령의 정치 실종 비판은) 적반하장의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정치학)는 “대통령이 너무 극단적인 표현을 하면 오히려 국민 불안을 조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4일 대통령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새 정부는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식물정부’가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박근혜#국정원#마비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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