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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SNS에서는]잊혀질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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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SNS에서는]잊혀질 권리

동아일보입력 2013-02-28 03:00수정 2013-02-28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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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인터넷 등 SNS상에 한 대학생의 하소연이 올라왔다. 옛 여자친구와 다정하게 찍은 사진이 인터넷에 퍼져 지금 여자친구와 헤어질 위기라는 것. 당시에는 아무 생각 없이 올린 사진이 몇 년이 지나 ‘바람’의 증거로 부메랑이 된 것이다. 이 대학생은 “아는 사람들의 블로그 등에는 삭제를 요청했지만 어디에 얼마나 퍼져 있는지 알지도 못해 속수무책”이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인터넷은 정보의 바다지만 과거 무심결에 한 행동이나 사진, 자료 등으로 시간이 지난 뒤 곤경을 겪는 일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친구들이 퍼간 내 사진이 누군가의 손을 거쳐 친구 찾기, 애인 만들기 등의 사이트에 도용되는 일도 흔하다. 최근 미국에서는 일명 ‘복수의 포르노’ 사이트가 화제가 됐다. 애인과 헤어진 남성들이 앙갚음으로 애인의 은밀한 사진을 올리고 댓글로 평점까지 매기는 사이트다. 피해자들은 “사이트에 사진이 올려진 후 삶이 지옥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이런 폐해 때문일까. 최근 국회에서 인터넷에 무분별하게 노출된 개인 정보나 저작물을 자신이 삭제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이른바 ‘잊혀질 권리’를 보장하는 내용의 ‘저작권법 개정안’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다. 인터넷에 게시물을 올린 사람이 온라인서비스 업체에 자신의 저작물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고, 이를 요청받은 업체는 확인 절차를 거쳐 즉시 삭제를 이행토록 하는 것이 골자다. 현행 저작권법은 글을 올린 사람이 저작물의 복제·전송 중단을 요구할 수는 있지만, 삭제를 요청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정보통신망법은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이 있는 경우’에 한해 삭제를 요청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SNS나 트위터, 인터넷 등에는 유럽연합(EU)의 예를 들며 찬반양론이 뜨겁다. 유럽연합은 2012년 1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인터넷에서 정보 주체의 권리를 강화하기 위해 ‘잊혀질 권리’를 명문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정보보호법 개정안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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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 측은 이 조치가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미국은 잊혀질 권리가 인정될 경우 페이스북이나 구글 등 인터넷 업체들이 삭제 여부를 놓고 소송을 당할 가능성이 커 반대하는 분위기다.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측도 있다. 광범위한 인터넷 전체에서 개인의 일부 정보만 지우는 게 기술적으로 가능한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우리의 경우는 그렇게까지 해석하기 어렵겠지만 유럽 일각에서는 구글, 페이스북 같은 미국 인터넷 기업의 세력 확장을 막기 위한 음모라는 설까지 나오고 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잊혀질 권리(right to be forgotten)=인터넷 이용자가 자신의 게시물이나 콘텐츠의 파기 또는 삭제를 요청할 수 있는 권리. 개인정보의 자기 통제권을 강화할 수 있다.
#개인 정보#저작권법#사생활 침해#명예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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