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맞춤 학습+생활관리까지, 소규모 학원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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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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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지는 사교육 현장

하늘교육 제공.
하늘교육 제공.
중학교 2학년과 초등학교 5학년 자매를 둔 어머니 김모 씨(41·서울 강서구). 그는 최근 중2 아이가 초등학교 때부터 다녀온 유명 프랜차이즈 학원들의 수학 및 영어 수업을 모두 중단했다. 아이가 “선생님이 진행하는 수업을 따라가기 어렵다”며 불만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현재 아이는 두 과목 모두 개인과외를 하며, 초등 5학년 아이는 한 달에 4만5000원인 수학공부방을 다닌다.

김 씨는 “집 주변에 소규모 학원과 소수의 학생들이 모여 문제를 푸는 공부방이 많이 늘었다”면서 “예전에는 자녀가 상급학교로 올라갈 때가 되면 유명 대형학원에 보내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사교육비 지출이 많은 집이 아니면 소규모 학원에 보내는 편”이라고 전했다.

불경기, 교육정책 변화로 소규모 학원 인기

최근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자녀를 소규모 학원과 공부방에 보내는 학부모가 늘고 있다. 경제적 이유로 사교육비를 줄이려다 보니 대형학원보다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적은 소규모 학원에 자녀를 보내는 것. 소규모 학원에 다니면 자녀의 학업수준에 맞는 밀착지도를 받는 데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하는 경우도 많다.

예비 고3 자녀를 둔 어머니 김모 씨(47·광주시 서구)는 “수학은 그룹과외를 하고 영어는 동네에서 잘 가르친다고 소문난 개인공부방 수업을 듣는다”면서 “아이가 미대입시를 준비하는데 인문계열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는 대형학원이나 어학원에선 맞춤형으로 대비하기가 어려울 것 같아 소규모 학원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수능의 난도를 낮추고 교육방송(EBS) 교재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연계율을 80% 가까이 높이는 등의 교육정책 변화도 학생들이 굳이 유명 학원과 강사를 찾지 않아도 되는 환경적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몇 년 전까지는 잘 가르치기만 하면 학원비용은 크게 신경을 쓰지 않던 학부모들도 경기가 안 좋아진 요즘은 학원의 효과가 얼마나 있는지를 꼼꼼히 따진다”면서 “중학생도 특목고 입시에 자기주도학습전형이 도입되면서 내신 관리에 특화된 소규모 보습학원에 보내는 학부모가 늘었다”고 말했다.

초등 대상 소규모 학원… 학생관리로 어필

소규모 학원은 초등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에게 ‘자녀 생활관리를 책임진다’는 점을 차별화된 강점으로 내세우기도 한다. 자녀의 학교수업이 끝나는 오후 3시경부터 부모가 퇴근하는 오후 6, 7시까지 아이를 책임지고 관리해준다는 것. 이 때문에 소규모 학원의 원장들은 학생 생활관리에 더욱 신경을 쓴다. 출결관리를 강화하고 원생의 상황을 학부모에게 수시로 문자메시지로 알리는 건 기본.

교육정보사이트 운영자 K 씨는 “일부 초등 대상 소규모 학원 원장은 돈을 많이 요구하는 인기강사보다는 명성이 떨어지더라도 학생들을 정성스럽게 밀착 관리해 주는 강사를 고용하기도 한다”면서 “강사에겐 아이들에게 과자, 아이스크림, 피자 등을 사주며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라고 지시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중학생 대상 소규모 수학학원을 운영하는 Y 원장은 “원장이 직접 ‘엄마역할’을 해주는 학원들이 학부모들에게 인기가 높다. 실제로 수강생을 매일 관찰하다보니 건강문제나 고민에 대한 상담까지 도맡는다. 학부모들이 이젠 공부 자체뿐 아니라 생활이나 인성에 대한 관심을 갖는 학원을 신뢰한다”고 말했다.

소규모 공부방사업 확대

상황이 이렇다보니 많은 교육업체가 소규모 교육사업을 확대한다. 대교, 웅진 등 학습지 업체는 물론 영어교육업체들의 소규모 학습관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추세다.

하늘교육은 지난해 10월 입시 컨설팅을 무료로 제공하는 개인과외프로그램 ‘에듀올’을 출시했다. YBM시사닷컴은 지난해 1월 수학학습관 ‘매쓰루’를 열어 현재 150여 곳을 운영 중이다. 대교도 지난해 1월 공부방 ‘퍼스트클래스’를 열고 3개월 만에 100호 점을 돌파했다. 윤선생은 지난해 12월 영어공부방인 ‘우리집앞영어교실’을 열었다.

유성훈 윤선생 우리집앞영어교실지원팀 부장은 “소비자들이 소규모 학습프로그램을 더 원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면서 “기존에 20명 규모로 운영하던 영어센터의 절반 규모인 9명 정원의 ‘우리집앞영어교실’ 프로그램을 도입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태윤 기자 wolf@donga.com▼ 하늘교육 개인과외 프로그램 에듀올 ▼

■ 14년간 교육 노하우… 입체적 교육컨설팅… 다양한 데이터로 학업수준 파악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
최근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학부모 사이에서 소규모 학원 및 학습프로그램이 대안 중 하나로 떠올랐다. 적은 비용으로 높은 학습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 때문에 학부모들이 관심을 갖자 교육업체들이 소규모 밀착형 학습프로그램을 앞다투어 선보이고 있다.

입시전문업체인 ㈜하늘교육은 지난해 10월 초·중학생 대상 개인과외 프로그램인 ‘에듀올’의 첫선을 보였다. 에듀올은 출시 4개월도 되지 않아 회원 수가 첫 달의 다섯 배를 넘어서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하늘교육은 밝혔다.

에듀올의 강점과 성공비결을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에게 들었다.

개인과외는 비싸다?…“개인과외의 대중화”


올해로 설립 14주년을 맞은 하늘교육은 개인과외 프로그램 ‘에듀올’과 영재교육원 프랜차이즈 사업, 전국단위 평가시험인 한국수학인증시험(KMC) 등을 운영하는 초·중학생 전문 교육업체. 특히 지난해 10월 출시한 에듀올은 하늘교육이 지난 14년간 쌓아온 교육 및 컨설팅 노하우를 하나로 모은 프로그램이다. 에듀올은 초등생은 전 과목, 중학생은 수학 영어 과목에 대해 방문 지도를 받는다.

개인과외와 입시 컨설팅을 동시에 받지만 초등과 중학 모두 수업 횟수에 따라 5만 원, 10만 원, 15만 원으로 누구나 부담없이 접근할 수 있는 가격구조로 맞춘 것이 특징. 임 대표는 “에듀올은 개인과외는 ‘비싸다’는 기존의 인식을 깨고 개인과외의 대중화를 선언한 신 개념 교육프로그램”이라고 밝혔다. 또 “수업비는 현금은 일절 받지 않고 신용카드와 은행 자동이체 등으로 투명하게 진행할 것”이라면서 “환불도 소비자규정 등에 따라 100%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4개월 만에 회원 수 급증…전체 매출 700억 원 목표

에듀올 출범 초기인 지난해 10월 992명이었던 회원 수는 11월 1552명으로 56.5%, 12월은 2767명으로 78.3% 매달 늘었고 올 1월은 18일 현재 5132명으로 한 달 전보다 85.5%나 늘었다. 올해 5월에는 고등부 프로그램을 시작할 예정.

임 대표는 “에듀올을 통해 하늘교육의 수학·과학 개인과외를 한층 업그레이드하면서 사업영역이 넓어졌다”면서 “올해 안에 에듀올 회원 수 3만∼4만 명을 확보해 추가매출 300억 원을 달성하면 올해 하늘교육 전체 매출은 70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2000만 여 교육자료 활용한 입시컨설팅이 무료

에듀올은 2057만 개 이상의 교육통계를 활용한 학업컨설팅 프로그램인 ‘아이플래시(i-Flash)’를 활용한다. 학부모는 자녀의 학년, 성적, 성별, 지역 등에 따라 입체적인 교육컨설팅을 무료로 받는다. 전국 초중고교 1만1834개의 국가수준의 학업성취도 결과, 학교별 중간·기말고사 결과, 고교별 대학수학능력시험 결과 등 다양한 데이터를 토대로 학교 및 지역에 따른 학업수준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아이플래시를 통한 컨설팅은 1년 간 매주 다른 주제로 진행된다. 이를 통해 학생 개개인의 학습수준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맞춤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 모든 컨설팅 결과는 인터넷으로 제공되어 스마트폰을 통해서도 확인 가능하다.

임 대표는 “최근 대입 전형이 3186개에 달할 정도로 복잡해져 입시전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면서 “에듀올은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컨설팅을 무료로 제공해 추가적인 사교육비 지출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우수교사 모집 위해 적극 투자

에듀올의 또 다른 강점은 우수한 강사를 확보하려는 시스템을 갖췄다는 것. 회원 한 사람이 가입할 때 학습비의 약 65%를 강사에게 돌리는 것도 뛰어난 강사를 확보하기 위한 방법이다. 에듀올의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별도의 레벨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임 대표는 “일반적인 사교육 업체의 이익률이 30% 선이지만 에듀올은 본사 이익률을 10%대로 낮게 유지하면서 교육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고 말했다.

이태윤 기자 wol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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