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완도 소안도 ‘태극기의 섬’으로 거듭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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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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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훈장 서훈자 20명 배출 항일운동의 성지
‘365일 나라사랑 태극기 마을’ 4번째 마을 탄생

전남 완도군 소안면 부상마을 주민들이 2일 ‘나라사랑 태극기 마을 게양식’을 마친 뒤 항일운동 정신 계승을 다짐하며 만세를 부르고 있다. 완도군 소안면사무소 제공
전남 완도군 소안면 부상마을 주민들이 2일 ‘나라사랑 태극기 마을 게양식’을 마친 뒤 항일운동 정신 계승을 다짐하며 만세를 부르고 있다. 완도군 소안면사무소 제공
전남 완도군 완도읍에서 뱃길로 1시간 거리인 소안도는 항일의 섬이자 광복의 땅이다. 인구가 3000여 명에 불과하지만 소안도는 지금까지 20명의 건국훈장 서훈자를 배출해 전국 면 지역에서 가장 많은 독립유공자가 나왔다. 서훈을 받지 못한 애국지사도 88명이나 된다. 소안도는 목포에서 제주로 가는 길목에 있어 섬사람들이 일찍 외부세계에 눈을 떴다. 1900년대에 서당과 야학을 세우고 신교육을 시작해 선각자가 많았다.

○ 365일 태극기가 나부끼는 항일성지

완도군은 2일 오전 소안도 부상마을에서 ‘365일 나라사랑 태극기 마을’ 게양식을 가졌다. 가정마다 연중 국기가 나부끼는 ‘태극기 마을’은 지난해 8월 15일 처음 탄생했다. 복암마을을 시작으로 이목마을 서중마을에 이어 이날 네 번째 마을이 탄생했다.

태극기와 게양대, 무궁화 모양의 국기봉 등은 주민들이 마을기금으로 마련했다. 가정마다 6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들지만 자치단체 지원을 한 푼도 받지 않았다. 다만 바람이 많이 부는 섬이라서 태극기가 2, 3개월이면 찢어지기 때문에 교체 비용은 군에서 부담하기로 했다. 나머지 11개 마을은 2014년까지 태극기 마을에 동참한다.

소안도를 ‘무궁화 섬’으로 가꾸는 운동도 펼쳐지고 있다. 완도군은 지난해 소안항 입구부터 면소재지에 이르는 4km 도로에 무궁화를 심고 무궁화 육묘장을 만들어 올해부터 직접 묘목을 생산한다. 소안면 번영회는 주민과 출향인사를 대상으로 무궁화 헌수운동을 벌여 섬 곳곳에 나무를 심고 무궁화동산도 만들 계획이다.

○ 항일 축제 여는 섬

소안도는 일제강점기에 주민들이 13년에 걸친 토지소유권 반환소송을 벌여 승소판결을 받아냈다. 주민들은 반일비밀결사단체 수의위친계(守義爲親契), 배달청년회 등 항일운동조직을 만들어 조직적인 항일운동을 벌였다. 1905년 동학군에 동조한 이준하 열사는 일본인들이 세운 당사도 등대에 잠입해 일본인 4명을 살해하면서 독립투쟁의 불을 지폈다. 당사도는 소안도에서 배로 20분 거리에 있다. 1923년 설립된 사립 소안학교는 일본의 국경일을 지키지 않고 일장기를 내걸지 않는 등 저항정신을 가르치는 ‘항일의 산실’이었다.

소안도 주민들은 선열들의 애국·애족·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매년 당사도 왜인 등대 습격사건을 재현하고 전국항일학생문예백일장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백일장대회에는 전국에서 10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소안항일축제’는 2004년부터 2년마다 한 번씩 열린다. 축제 때 주민들은 항일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마을별 줄넘기대회, 윷놀이, 줄다리기 등을 하며 화합을 다지고 있다. 심만섭 소안면장은 “일제강점기 섬 주민들이 투옥된 기간을 합산하면 무려 300년 가까이 될 정도로 항일의식이 높았다”며 “주민들은 1990년 외부 도움 없이 주민들의 힘만으로 소안항일운동기념탑을 세우고 사료집을 발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365일 나라사랑 태극기 마을#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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