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전통시장/기고]정석연 시장경영진흥원장 “전통시장의 부활… 중요한 것은 자구적 노력”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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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과 대형 유통업체간 공생·발전이 필요”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상인의 의식개혁 절실”


추석을 앞두고 반가운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수많은 민간기업과 공공기관에서 온누리상품권을 직원들과 함께 나눈다는 뉴스가 바로 그것입니다. 특히 삼성그룹은 직원 1인당 50만원 씩 모두 1400억 원어치를 소비했습니다.

이렇듯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공공부문과 기업 그리고 민간 영역의 자발적 참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전통시장의 온누리상품권 사용실태는 실제 어떠한지 한번 자성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온누리상품권은 전국 전통시장의 구매를 촉진하고 편리한 상거래에 기여하고자 발행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많은 시장에서 현금처럼 인식되고는 있지만 아직 일부 시장에서는 상품권의 사용이 불편해 소비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도 종종 들을 수 있습니다.

상품권의 판매량이 늘어난다고 해도 소비자가 그것을 간편하게 이용할 수 없다면 전통시장에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습니다. 온누리 상품권의 수요가 늘어난다면 상인들도 그에 맞춰 경영과 서비스의 혁신을 이뤄내야만 합니다.

또한 대기업뿐만 아니라 대형 유통업체들 역시 공생발전을 위해 지역 상권과 손잡고 함께 발전해나가야 합니다. 규제를 통한 의무휴업 논란도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서민경제의 근간인 전통시장이 살아나야 내수경기도 진작될 수 있다는 평범한 사실을 서로가 깨달아야 합니다.

8월 30일 경기 파주시는 골목상권과 대형 유통업체 간의 공생 및 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번 협약은 전통시장을 위한 발전기금을 지원하고, 자발적 영업시간 축소 등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영업제한과 무관한 ‘롯데 프리미엄아웃렛’이 적극적 동참 의지를 밝혀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번 사례는 대형 유통업체와 골목상권의 상생을 위한 모범적 사례로 향후 지역 상권 발전을 위한 좋은 선례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상생의 노력과 더불어 더욱 강조되어야 할 대목이 바로 ‘상인들의 의식개혁’과 경영선진화를 위한 ‘전통시장의 자구 노력’입니다. 하지만 한평생 자신의 경영스타일을 고집해온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시대의 변화를 단숨에 따라 잡으라”고 강요하는 것도 무리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장경영진흥원은 상인대학을 통해 선진화된 경영방식과 서비스에 대한 교육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소형단위 포장, 원산지표시, 가격표시 등에 대한 상인들의 의식을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게 변화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요즘은 전통시장도 변화의 몸짓이 뜨겁습니다. 상인대학에 참여하는 시장도 늘고 있으며 ‘특가판매’ 등의 마케팅도 활발합니다. 일부 시장의 경우에는 행사 물건이 부족해 못 파는 경우가 생겨날 정도입니다. 전체적으로는 전통시장 매출이 20∼30%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이러한 사례가 보여주듯 전통시장 스스로의 개혁 의지가 있다면 얼마든지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소비자들도 변하는 우리의 전통시장을 애정 어린 눈길로 판단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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