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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노지현]의사협회 자정선언, 국민의 신뢰 얻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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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노지현]의사협회 자정선언, 국민의 신뢰 얻으려면…

동아일보입력 2012-09-14 03:00수정 2012-09-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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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현 교육복지부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의료악법 규탄대회’를 열었다. 13일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 빗속에서도 의사 350여 명이 모였다.

노환규 의협 회장은 ‘대정부 요구사항’을 통해 “현재 시행 중인 포괄수가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포괄수가제 논의를 객관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기구를 즉각 구성하라”고 주장했다. 의사들은 응급실당직법, 만성질환관리제 등 복지부가 추진하는 제도 대부분에 대해 반대구호를 외쳤다.

이에 앞서 10일 의협은 의사윤리 자정선언을 했다. 노 회장은 일부 비양심적인 의사들의 행위를 낱낱이 고해성사했다. 그러나 이날 집회를 보니 시계를 예전으로 되돌려놓은 듯한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의료계는 보건당국과 대화를 할 마음이 없어 보였다.

규탄대회 하루 전인 12일, 의협에서 상임이사회가 열렸다. 협회 차원의 ‘윤리자정선언’을 놓고 일대 격론이 벌어졌다고 한다. 노 회장이 “(자정선언이) 명분 쌓기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고 말했다고도 하고, “주변에서 아무리 흔들어도 강하게 나가겠다”고 말했다고도 한다. 노 회장은 다시 페이스북을 통해 ‘반대세력’을 강하게 비판했다. 의협 내부가 이토록 시끄러운 걸 보면 자정선언의 파문이 크긴 꽤나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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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관계자는 “의협 자정선언 이후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솔직히 노 회장을 믿을 수 없다. 집회를 보면 자정선언이 정치적 쇼가 아닐까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심지어 정치권으로 진출하기 위한 전 단계가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노 회장이 의협이라는 이익단체의 수장이니까 의사의 권리를 강하게 요구하는 태도는 어쩌면 당연하다. 반발하는 의사를 무마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자정선언의 주체로서 노 회장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 5월 취임한 이후 그가 보여준 행보로 인해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 사람이 많다. 만성질환관리제부터 포괄수가제까지 복지부의 모든 의료정책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웠으니까.

건강보험공단과도 각을 세웠다. 7월에는 정부에 건보공단 공익감사청구를 했고, 8월에는 ‘건보공단 직원 수는 1만2265명에 연봉도 많이 받는다’는 공단 비방광고를 냈다. 의사를 비판하는 악성 댓글을 달았다는 이유로 건보공단 직원 7명을 서울서부지방검찰청에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건보노조는 “전체직원 중 81%가 간부라고 하는 등 노 회장의 주장은 허위사실이 대부분”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런 ‘싸움닭’ 이미지로는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국민은 의사를 먼저 설득하는 의협 회장을 원한다. 자정선언이 국민에게 신뢰를 받는 계기가 되길 원한다면 의사에게 자정선언의 취지를 먼저 설명해야 한다. 윤리강령을 만드는 것이 의사의 자존심을 떨어뜨리는 게 아니라고 설득해야 한다.

자정선언이 개혁으로 완성될지, 한낱 쇼로 끝날지는 노 회장에 달렸다. 국민은 후속 움직임을 기대한다. 보건당국과의 대결은 그 다음이다. 국민이 감동하면 보건당국도 움직인다. 그게 순리다.

노지현 교육복지부 기자 isityou@donga.com


#기자의 눈#건강보험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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