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檢 “김희중 저축銀서 1억 수수”… 靑도 지난주 조사후 직무정지
더보기

檢 “김희중 저축銀서 1억 수수”… 靑도 지난주 조사후 직무정지

동아일보입력 2012-07-14 03:00수정 2012-07-14 09:40
뉴스듣기프린트
트랜드뉴스 보기
‘문고리 권력’까지 연루 의혹… 金 “돈 안받았지만 도의적 辭意”
저축은행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은 최근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구속기소)으로부터 “김희중 대통령제1부속실장(사진)에게 수차례에 걸쳐 1억 원 안팎의 돈을 건넸다”는 취지의 진술을 받아 구체적인 사실 관계 등을 조사 중인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검찰은 임 회장이 김 실장에게 돈을 건넸다는 시기와 돈의 명목 등을 확인 중이며 돈을 건넨 이유가 솔로몬저축은행 퇴출 저지 로비와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임 회장의 진술에 근거해 계좌 추적과 통화기록 조회로 구체적인 혐의 입증이 가능하다고 판단하면 김 실장에 대한 수사는 속도가 붙을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이미 자체 조사에서 김 실장의 금품수수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 주말 사실상 직무정지 조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실장은 휴가 중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금품수수 사실이 드러나 출근을 하지 않는 상태”라며 “김 실장은 ‘집안 사정이 어려웠다’고 소명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그림자’로 통하는 김 실장은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하금열 대통령실장으로부터 김 실장의 사의 표명을 보고받았으며 곧 수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의 일정과 서류를 관리하는 실무 책임자로 ‘문고리 권력’의 핵심으로 통한다. 김 실장은 이날 오후 2시 반경 장석명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에게 전화를 걸어 “언론 보도처럼 금품을 수수하지는 않았지만 이 건으로 이름이 거명된 데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한다”고 말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관련기사

이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의원의 구속에 이어 핵심 측근인 김 실장이 저축은행 관련 의혹으로 낙마하면서 이 대통령은 ‘레임덕(lame duck·임기 말 권력 누수 현상)’을 넘어 ‘데드덕(dead duck)’의 수렁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 저축銀 게이트 檢 칼끝, 형님 이어 청와대 문턱까지 ▼

김희중 대통령제1부속실장. 동아일보DB
김 실장은 이 대통령을 15년간 보필한 대표적인 ‘MB 가신’이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할 말을 잃은 표정이다. “이 대통령이 형의 구속과는 또 다른 차원의 충격과 허탈감을 느꼈을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김 실장은 1997년 다니던 광고회사를 그만두고 당시 15대 국회의원이던 이 대통령의 6급 비서관으로 발탁되면서 인연을 맺었다. 이 대통령이 선거법 위반으로 1998년 의원직을 상실해 미국 워싱턴으로 떠난 뒤에도 한국에 남아 비서직을 유지했고 이 대통령이 2002년 서울시장으로 당선되자 내리 4년간 의전비서관으로 일했다. 김 실장은 대선 캠프에서도 이 대통령의 일정을 총괄했고 청와대 입성 이후 줄곧 제1부속실장을 맡아왔다.

그만큼 이 대통령은 김 실장을 신뢰했다. 1급 비서관인 김 실장을 아직도 ‘김 비서’라고 부르는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종종 가족과의 여름휴가에 김 실장을 동행시킬 정도로 그를 아꼈다. 그런 김 실장은 충성심과 무거운 입으로 보답했다. 그는 기자들이 이 대통령의 행보를 물으면 “아실 만한 분이 왜 이러십니까”라며 조용히 전화를 끊곤 했다.

알아주는 ‘주당’이었던 김 실장은 청와대 입성 후 오랫동안 술을 끊고 업무에 집중했다. 그는 한동안 지갑에 조그만 스티커 한 장을 갖고 다니기도 했다. 청와대에서 봉투를 밀봉할 때 사용하는 봉황 문양 스티커였다. “지갑을 열 때마다 책임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물론 이 대통령도 김 실장에게 ‘문고리 권력’의 유혹을 경계하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2008년 2월 29일 청와대에서 취임 후 첫 확대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며 “전에 보니 청와대 부속실이 세더라. 이해 못하겠다. 앞으로 부속실이 권한을 휘두르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과거 정권의 부속실장처럼 권력을 행사하도록 놔두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기대와는 달리 김 실장도 결국 정권 말에 저축은행 비리 의혹에 휘말려 15년이나 모신 ‘주군’을 떠나게 됐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장학로(김영삼 정부), 양길승 씨(노무현 정부)에 이어 ‘문고리 권력’의 유혹을 떨쳐내지 못한 또 한 명의 대통령부속실장으로 기록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저축은행 비리 연루 의혹이 제기된 청와대 인사는 김 실장이 두 번째다.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구소기소)에게서 “은행 퇴출을 막아 달라”는 청탁과 함께 1kg짜리 금괴 2개(1억2000만 원 상당)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대통령총무비서관실 김세욱 선임행정관은 최근 대기발령이 난 뒤 청와대를 떠났다.

한편 검찰은 임 회장으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출신의 전직 간부 김모 씨, 한주저축은행으로부터 수천만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강원지역 전직 일선 세무서장 장모 씨를 소환해 조사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김희중#저축은행비리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주요뉴스

1/3이전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