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2012 4·11총선 이후]트위터-블로그, 언론사 뉴스와 완전히 따로 놀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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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서 정당-정치인 다루는 방식 살펴봤더니

19대 총선에서 중요한 선거운동 매체로 주목받은 트위터와 블로그가 유권자의 인식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영남대 사이버감성연구소는 선거운동 기간인 이달 4일부터 8일까지 트위터와 블로그, 페이스북, 언론사 뉴스를 분석해 각 매체가 정당과 정당 대표를 다루는 방식을 비교했다. 연구소는 20명 이상의 후보를 낸 정당 및 해당 정당의 대표들이 매체별로 동시에 언급되는 경우를 살폈다.

그 결과 트위터와 블로그는 총선과 관련된 이슈를 기존 언론사 뉴스와 상당히 다르게 다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언론사의 총선 보도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등 세 당을 함께 언급하는 경우가 많았다. 선거 운동 과정에서 민주당과 통진당이 함께 새누리당을 압박했기 때문에 실제 유권자들도 세 당을 동시에 떠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트위터나 블로그는 뉴스와 달랐다. 뉴스에서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함께 언급될 때가 대부분이었지만 트위터에서는 민주당과 통진당이 함께 언급되는 횟수가 더 많았다. 또 트위터에선 통진당 이정희, 유시민 공동대표 등 뉴스에서 상대적으로 덜 다뤄진 인물들이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나 한명숙 민주당 대표 못잖게 중요하게 언급됐다. 트위터만 본다면 이번 선거의 갈등 관계를 제대로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던 셈이다.

반면 페이스북에선 뉴스와 같이 3당 대결구도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또 박 비대위원장이 주요 축으로 다뤄진 반면 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는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 이번 총선 결과에서 나타난 것처럼 박 비대위원장의 역할이 매우 컸고, 심 대표가 참패했던 현실을 잘 반영했던 셈이다.

연구팀은 이 조사를 위해 네이버에 뉴스를 공급하는 283개 언론사의 뉴스를 모두 분석한 뒤 트위터, 블로그, 페이스북과의 상관도를 조사했다. ‘1’이 완전히 똑같은 관계를 뜻한다고 할 때 뉴스와 페이스북 사이의 상관도는 ‘0.86’으로 매우 높았다. 반면 뉴스와 트위터는 ‘0.76’, 뉴스와 블로그는 ‘0.65’로 상대적으로 상관도가 낮게 나타났다.

특히 트위터와 블로그는 서로의 상관도가 ‘0.63’에 그쳐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만 떠드는 매체’의 특징을 보였다. 반면 페이스북은 트위터와 블로그, 뉴스와 상관도가 모두 높았다.

연구를 주도한 영남대 언론정보학과 박한우 교수는 “트위터와 블로그는 다루는 이슈가 기존 언론 매체와 뚜렷하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해석할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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