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스펙 완전정복]<10>서울시립대 UOS포텐셜전형으로 행정학과 합격한 김보라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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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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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100권 읽기·독서토론·봉사활동… 모두 동아리로 통한다!
독서 후 토론활동하며 생각의 힘 키우고 나눔봉사하며 복지행정에 관심 가져

7일 서울 효문고를 졸업한 김보라 양(19)은 복지행정 분야의 전문가를 꿈꾼다. 그는 최근 꿈을 향한 첫 번째 관문을 통과했다. 서울시립대 입학사정관전형인 ‘UOS포텐셜전형’으로 행정학과에 합격한 것. 오로지 교내 동아리활동만으로 ‘스펙 쌓기’부터 ‘면접 대비’까지 성공적으로 이루었다는 김 양. 그의 동아리활동을 면밀히 들여다보자.

최근 서울 효문고를 졸업한 김보라 양은 교내 ‘집현전’ 동아리를 통해 자기주도적으로 독서토론, 봉사, 기부 등의 활동을 한 결과, 서울시립대 행정학과 12학번 신입생이 됐다.
최근 서울 효문고를 졸업한 김보라 양은 교내 ‘집현전’ 동아리를 통해 자기주도적으로 독서토론, 봉사, 기부 등의 활동을 한 결과, 서울시립대 행정학과 12학번 신입생이 됐다.
○ “행정전문가라는 미래의 모습, ‘집현전’이 준 선물이에요”

김 양은 교내 자기주도적통합학습동아리인 ‘집현전’에서 활동했던 기간이 ‘보물 같은 시간’이었다고 했다. 평소 어렴풋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생각했던 그는 동아리활동으로 정치 및 국가와 관련된 책을 읽고 봉사·기부활동을 하면서 ‘행정을 통해 어려운 사람을 돕자’는 구체적 목표를 세웠다. 그는 특히 철학자 미셸 푸코의 저서 ‘감시와 처벌’을 읽으며 복지행정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책에는 죄수를 철저하게 감시할 목적으로 세운 원형감옥인 ‘판옵티콘’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요. 감시자는 죄수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샅샅이 살펴볼 수 있지만 죄수들은 그렇지 못하죠. 이를 읽은 뒤 ‘비록 판옵티콘은 감옥이라는 나쁜 용도로 사용되었지만, 이 원리를 좋은 목적으로 사용하면 소외계층을 면밀히 살피는 사회복지를 실현할 수 있지 않을까’를 두고 친구들과 토론했어요.”(김 양)

김 양은 이후에도 몽테스키외 ‘법의 정신’, 마키아벨리 ‘군주론’, 로크 ‘정부론’ 등을 꾸준히 읽으며 정치와 행정에 대한 생각을 정리했다.

김 양은 어쩌다 이토록 어려운 책들을 읽으리란 결심을 했을까? 그는 “동아리활동 중 하나인 이른바 ‘나비효과 프로젝트’를 통해 독서 스펙을 쌓았다”고 말했다. 이는 ‘지금의 작은 실천이 나중의 큰 결실이 된다’(나비효과)는 생각 아래 학생들이 직접 기획한 ‘1년에 책 100권 읽기’ 프로젝트.

김 양은 “처음에는 책 내용이 어려워 읽기가 힘들었지만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읽은 결과 정치, 국가, 행정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 기회가 됐고 대입 면접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 동아리 활동만으로 입학사정관전형 준비 끝!

2010년 9월 법무부가 주최한 ‘제5회 전국고교생모의재판경연대회’에 참가한 경험은 동아리활동으로 얻은 또 하나의 결실이다. 김 양과 동아리 친구들은 당시 시사교양프로그램 ‘PD수첩’의 광우병 보도를 둘러싸고 일어난 논란에서 착안하여 ‘방송편집으로 인해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는 피해자와 ‘편집에 고의성이 없었다’는 방송관계자 측으로 구성해 모의재판을 꾸렸다. 2009년 10월부터 꼬박 1년에 걸쳐 방학 때는 때론 하루 15시간씩, 학기 중에는 매일 5시간씩도 준비해 전국 3등이라는 값진 성과를 거두었다.

이웃에 대한 사랑과 배려를 실천하기 위해 마련한 봉사 및 기부활동 ‘소나기(소통·나눔·기쁨)프로젝트’도 동아리의 대표적 활동 중 하나였다. 2010년 여름방학부터 3주에 한 번씩 사회소외계층을 위해 무료진료를 실시하는 서울 성북구 성가복지병원에서 봉사했다.

그는 “동아리에서 돈을 모아 NGO(비정부기구)단체 ‘굿네이버스’를 통해 네팔 소녀에게 매달 정기적으로 후원금을 보내왔고, 토론대회·모의재판 등 각종 교외대회에 출전해 받은 상금 470만 원을 성가복지병원에 기부했다”면서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을 직접 만나며 복지행정에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 3년 동안의 고민과 노력, 면접에서 빛나다

김 양은 “처음에는 자기소개서 작성법을 몰라 동아리활동 모두를 담아내려 욕심냈다”며 “여러 번 퇴고 과정을 거치면서 ‘내가 왜 이 활동을 하게 됐고’ ‘이 활동에서 나는 어떤 역할을 맡았고’ ‘활동을 통해 어떤 것을 배웠는지’의 3단 구조가 문항마다 자연스럽게 드러날 수 있도록 고쳤다”고 말했다.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하다보니 대입 면접도 자연스레 대비가 되었다. 지속적인 독서토론을 통해 ‘반값등록금’ 논쟁과 같은 시사이슈를 두고 토론을 하면서 동아리 친구들과 서로의 자세, 말투를 지적하고 교정해왔던 것.

서울시립대의 면접은 학과에 대한 질문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지원학과에 대한 관심이 충분치 않은 학생이라면 대답하기 다소 어려운 질문들로 구성됐지만 김 양은 평소 동아리 친구들과 토론을 자주했던 터라 진로와 학과에 대한 고민을 술술 풀어낼 수 있었다.

다른 학생들이 대학에 가기 위해 수능과 내신공부에 매진했던 고2 때 독서와 각종 대회 준비에 모든 시간을 투자한 김 양. 때론 불안하지 않았을까?

김 양은 “동아리활동은 대학진학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활동이라는 점, 그리고 동아리활동을 통해서는 공부 외에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서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았다”면서 “결국 3년의 활동이 모여 대학 합격이라는 기분 좋은 선물을 가져다줬다. ‘나비효과’가 진짜 일어났다”며 웃었다.

오승주 기자 cantare@donga.com  
김은정 인턴기자 ejkim@donga.com  


▼ 관심분야의 지속적인 활동이 곧 경쟁력!… 김재우 서울시립대 입학사정관 ▼
■ 입학사정관이 떳다


서울시립대의 ‘UOS포텐셜전형’은 공교육에서 이뤄지는 활동을 중심으로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쌓은 인재를 선발한다. 이 전형으로 서울시립대에 진학하고 싶은 학생이라면? 김재우 서울시립대 입학사정관(사진)이 들려주는 ‘알짜 합격노하우’에 주목해보자.

Q. 서울시립대 UOS포텐셜전형의 선발기준은?

A. 지원자의 지원학과에 대한 ‘전공적합성’을 가장 중요하게 평가한다. 자기소개서, 학교생활기록부, 교사추천서 등의 제출서류를 바탕으로 지원자가 지원학과에 대해 평소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는지를 검토한다. 서울시립대에는 학과마다 인재상이 별도로 정해져 있어 이에 부합하는 지원자를 선발하려 노력한다. 각 학과의 인재상은 입학관리본부 홈페이지(iphak.uos.ac.kr)에서 입학사정관 홈페이지에 접속한 뒤 ‘입학사정관전형 안내’ 메뉴를 클릭하면 볼 수 있다. 학과에 대한 개념이 올바로 갖춰져 있고 지원자의 열정과 노력이 지원학과와 적절히 어울릴 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Q. 김 양이 최종 합격한 이유는?

A. 김 양의 자기소개서는 지원 동기, 목표, 실천 방법, 성과까지 알찬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행정학과 지망’이라는 큰 틀을 유지하며 짜임새 있게 구성한 것. 관련분야의 책을 읽고 봉사활동을 주도적으로 한 점을 통해서도 목표의 실천의지를 살필 수 있었다. ‘법의 정신’ ‘정부론’ 등 1년 동안 100권의 책을 읽으며 진행한 독서토론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종종 독서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지원자가 있다. 하지만 관심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독서는 다른 지원자와 차별점이 된다.

Q. 이 전형에 지원할 학생이 유념할 점은?

A. 지원학과와 관련된 활동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하고 그것을 자기소개서 짜임새있게 드러내야 한다. 자기소개서 작성 시 진로·학업계획의 포인트를 잘못 짚는 학생이 적잖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어느 동아리에 가입하고, 토익은 몇 점을 받고, 어떤 직업을 갖겠다’는 계획을 작성하곤 하는데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말할 수 있는 계획일 뿐 지원자만의 특별한 계획은 아니다. 관심 분야를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 어느 분야의 공부를 집중적으로 하고 싶은지 고민하다 보면 차별된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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