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유동천 제일저축銀회장 “김재홍 씨에게 금감원 간부 승진 청탁했다” 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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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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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金이사장 사전영장 청구이상득 의원 보좌관 9억수수… 의원실 직원 통해 돈세탁도

이명박 대통령(70)의 사촌처남인 김재홍 KT&G복지재단 이사장(72·사진)이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회장(71·구속 기소)에게서 모두 11차례에 걸쳐 4억20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김 이사장은 2009년부터 유 회장에게서 “제일저축은행의 퇴출을 막아 달라. 금융감독원 국장급 인사의 승진을 도와 달라”는 등의 청탁과 함께 한 번에 수천만 원씩 금품을 받은 혐의다.

저축은행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권익환 부장검사)은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김 이사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이 대통령의 인척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2008년 8월 30억 원대 공천 청탁 사기 혐의 등으로 영부인 김윤옥 여사의 사촌언니인 김옥희 씨(77)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후 3년 4개월 만이다.

김 이사장이 대통령의 사촌처남이라는 점을 이용해 공무원들에게 청탁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이번 사건이 정권 말기 권력형 친인척 비리로 비화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합수단은 유 회장이 김 이사장에게 청탁과 함께 건넨 돈 가운데 일부가 고위 공직자나 국회의원 등에게 전달됐을 확률이 높다고 보고 김 이사장과 주변 인물들을 중심으로 전방위 계좌추적을 벌이고 있다. 김 이사장에 대한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14일 오전 10시 반 서울중앙지법 319호 법정에서 김상환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심재돈)는 유 회장이 이상득 의원실 박모 보좌관(구속 수감)에게 “제일저축은행의 다른 저축은행 인수 등과 관련해 예금보험공사가 편의를 봐 주도록 도와 달라”며 돈을 건넨 혐의를 포착했다. 또 박 보좌관이 유 회장과 이국철 SLS그룹 회장(구속 기소) 측에게서 모두 9억여 원을 받는 과정에서 이 의원실 직원 4명의 계좌를 통해 세탁과정을 거친 정황을 파악하고 이 의원 측 관계자의 조직적인 가담이 있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박 보좌관은 유 회장에게서 제일저축은행 구명 청탁과 함께 수차례에 걸쳐 1억5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10일 구속됐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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