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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우리집 옆 돌덩이가 ‘전설의 바위’ 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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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우리집 옆 돌덩이가 ‘전설의 바위’ 였네

동아일보입력 2011-11-28 03:00수정 2011-11-28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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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암동 ‘부침’-신수동 ‘장사’는 바위 사라지고 터-사연만 남아
서울 마포구 염리동 성결교회 지하에는 개바위라 불리는 마을 수호 바위가 남아있다(위· 마을 수호신 역할 염리동 개바위). 종로구 무악동 인왕산 서쪽 기슭의 선(禪)바위(가운데·조선건국 일화 담긴 인왕산 선바위)는 중이 장삼을 입고 서 있는 모습으로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전설이 있다. 강서구 가양동의 허가바위는 석기시대 천연동굴로 허준 선생이 동의보감을 완성한 곳이다(아래·허준이 동의보감 완성한 허가바위). 서울시 제공
서울 복판의 교회 지하에 집채만 한 바윗덩어리가 있다면 믿을 사람이 있을까.

등산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산 곳곳에서 사연을 품은 채 등산객을 반기는 바위들의 전설을 이야기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북한산국립공원에도 공식 이름을 갖고 있는 바위만 26개에 이를 정도다. 깊은 산속이나 정상에나 올라야 볼 수 있는 이런 바위들이 서울 시내 곳곳에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을 듯하다. 심지어 서울 마포구 염리동의 한 교회 지하에는 쌍룡산 자락에 있던 바위의 흔적이 아직 남아있다.

○ 마을의 전설을 품은 바위들


31년 전 세워진 염리동 성결교회 지하 전체는 바위로 가득하다. 당시 싼값에 건물을 짓다보니 바위를 깨는 건축기술을 쓰지 못하고 바위 위에 건물을 올렸다. 이 바위는 개 형상을 닮았다 하여 마을 주민들이 ‘개바위’라고 부르며 음력 7월 1일에 제사까지 지내던 동네 수호신 역할을 하던 바위다.

조선시대 말기 이 일대에 살던 부자가 도둑을 쫓으려고 진돗개 한 마리를 데려온 뒤 마을에 도둑이 사라지고 마을 사람들끼리 싸우는 일이 없어졌다. 이후 그 진돗개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한참을 찾다 보니 쌍룡산 자락에서 바위로 변해 있어 마을 사람들이 제사를 지내온 것으로 전해진다. 성결교회 관계자는 27일 “칠순 넘은 어르신들이 이곳을 지날 때마다 개바위가 아직 있는지 물어볼 정도”라며 “여름에는 에어컨보다 더 훌륭한 냉방시설이 되기도 해 없애는 것보다 보존해서 바위를 보고 싶어 하는 분들께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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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지금은 사라졌지만 마포구 신수동에는 1970년대까지만 해도 길 한복판에 노부부가 낳은 아기장사의 사연이 담긴 장사바위, 종로구 부암(付岩)동 명칭의 유래가 되기도 한 부침(붙임의 뜻)바위도 주민의 기억 속에 남아있다. 부암경로당 앞에 있던 부침바위는 잃어버린 아들을 찾거나 아들을 낳고 싶어하는 이들이 줄지어 소원을 빌던 곳으로 유명했지만 지금은 터만 남아있다. 현존하는 바위로는 ‘우는 소리가 난다’ 하여 이름 붙인 구로구 고척동의 우렁바위가 1990년 배수지공사 당시 양천구 신정동 계남근린공원으로 자리를 옮겨 옛 모습을 이어오고 있다.

○ 역사에도 등장한 서울 바위

종로구 무악동 산3-4에 있는 인왕산 선바위는 조선 건국의 일화를 안고 있다. 높이 7, 8m의 거대한 바위 두 개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을 보고 조선시대 백성들은 이를 태조 이성계와 무학대사를 일컫기도 했다. 조선 건국 당시 한양에 도성을 쌓으며 이 바위를 성 안쪽에 둬야 한다는 무학대사와 불교를 억제하고 유교를 숭상해야 한다며 억불숭유(抑佛崇儒)를 주장한 정도전이 바위를 성 밖에 둬야 한다고 맞서기도 했다. 태조는 꿈속에서 봄기운이 만연한 4월에 내린 눈이 바위 안쪽에서 녹은 장면을 떠올리며 선바위를 성 밖에 뒀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지금은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1번 출구에서 인왕산 뒤편에 있는 아파트 쪽에 있다.

강서구 가양동 허준박물관 인근에는 석기시대 천연동굴이 아직 남아있다. 이 동굴은 허준 선생이 동의보감을 완성했던 곳으로 유명하며 양천 허씨의 시조 허선문이 이곳에서 태어났다는 설화에 따라 허가바위라고 불렸다. 허난설헌 같은 많은 허씨 인물이 이 바위의 정기를 받고 태어났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서울시기념물 제11호로 지정된 허가바위는 구암공원 서쪽 문 앞에 가면 볼 수 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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