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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우익교과서 채택률 10년새 100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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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우익교과서 채택률 10년새 100배로

동아일보입력 2011-11-03 03:00수정 2011-11-0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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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역사왜곡 우익교과서의 시장 점유율이 급속히 커지고 있다. 일본 문부과학성이 1일 발표한 ‘2012년도 중학교 교과서 채택 현황’에 따르면 극우 성향인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 계열이 집필한 이쿠호샤(育鵬社) 교과서의 점유율은 약 4%로 10년 전에 비해 무려 100배나 늘었다.

역사 과목의 경우 이쿠호샤 교과서는 4만7812권이 내년에 중학교에서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학교 역사 교과서 전체 시장의 3.7%로 4만7812명의 일본 중학생이 역사왜곡 교과서로 역사 수업을 받는다는 의미다. 이쿠호샤는 공민(사회) 과목에서도 4만8569권이 채택돼 4.0%의 점유율을 보였다. 이쿠호샤에 버금가는 우익교과서인 지유샤(自由社) 교과서는 역사와 공민에서 각각 830권(0.1%), 654권(0.1%)이 채택됐다. 이 교과서들은 내년부터 4년간 교육현장에서 사용된다.

2년 전에는 이쿠호샤의 모(母)회사인 후소샤(扶桑社) 교과서가 역사에서 7250권(0.6%), 공민에서 4201권(0.4%)이 채택됐다. 2년 만에 역사는 6.6배, 공민은 11.6배로 늘어난 것이다.

새역모가 교과서 집필자로 처음 등장한 2001년엔 심각한 역사왜곡이 한일 외교문제로 비화했고, 양국 양심세력의 강력한 반대로 후소샤 역사 교과서의 채택률은 0.039%에 그쳤다. 불과 10년 만에 우익교과서의 일선 학교 점유율이 100배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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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국 등의 반발과 일본 내 양심적 시민단체의 반대운동에도 우익교과서가 덩치를 키워가는 것은 기본적으로 일본 사회의 보수화 때문이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한 반성과 평화헌법 수호에 대한 의무감 등이 전후 수십 년 동안 사회 전반에 깔려 있었다. 그러나 1980년대부터 이념적 보수화가 진행되면서 “자학적 역사관에서 탈피하자”는 극우역사관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고, 2000년대 들어 이 같은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됐다.

역대 정권 중 가장 우익 성향이 농후하다는 평가를 받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은 2006년 애국심과 국가주의를 강화한 교육기본법을 통과시켰고, 이후 모든 정권은 이를 기반으로 ‘교육현장과 교과서의 보수 우익화’를 사실상 주도했다. 특히 지난해 중국과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갈등을 겪으면서 영토 문제에 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상태다.

우익교과서 출판사들의 치열한 홍보전도 한몫했다. 이들은 일선 학교의 교과서 채택 기한(8월)을 앞두고 4월 말부터 대대적 이벤트와 함께 ‘시판용’ 교과서를 판매하면서 세간의 관심 끌기에 성공했다. 2001년에도 우익교과서는 채택률이 0.039%로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교과서가 한일 외교의 쟁점이 되는 ‘분쟁 효과’에 힘입어 시중 서점에서는 40만 부나 판매됐다. 역설적이지만, 우익교과서 반대운동이 일본 보수세력의 반발심을 자극한 측면도 없지 않다.

올해 검정을 통과한 중학교 교과서들은 전반적으로 보수적 성향이 강화된 가운데 특히 이쿠호샤와 지유샤는 독도에 대해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 ‘국제사법재판소에 (중재를) 부탁할 것을 제안했으나 한국이 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또 삼국시대에서 검증되지 않은 임나일본부설을 주장하는 한편 일본군 위안부는 전혀 기술하지 않고 한일 강제병합 과정이나 강제동원 및 황민화 정책에 대해서도 우익사관을 드러내고 있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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