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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진기를 들고]양악성형후 턱감각 사라진 A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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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진기를 들고]양악성형후 턱감각 사라진 A씨

동아일보입력 2011-10-10 03:00수정 2011-10-10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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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도 가끔 TV 개그 프로그램 ‘애정남’(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의 줄임말)처럼 말해주고 싶은 때가 있다. 건강한 얼굴임에도 성형 수술을 받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에게는 더욱 그렇다.

아닌 게 아니라 성형 분야에서 경계가 애매해지고 있다. 특히 손상된 부위를 복원하는 재건성형과 예뻐지기 위한 미용성형 수술은 그 경계가 어디인지 가늠하기 힘들어졌다.

1, 2차 세계대전을 거친 뒤 1980년대까지는 손상된 얼굴뼈 재건 수술이 유행했다. 그런데 요즘은 수술 기법의 발전으로 비정상적 얼굴을 정상 얼굴로 바꾸는 수술을 뛰어넘어 정상인을 더 아름답게 만드는 미용성형수술 분야로까지 확대됐다.

이제는 얼굴 기능에 아무 이상이 없는데도 예쁘게 보이려는 성형외과 단골손님이 늘고 있다. 유명 연예인들도 앞다퉈 얼굴을 뜯어 고쳐 갸름한 턱 선과 오뚝한 코로 미디어에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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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양악수술은 연예인 일반인 누구에게나 화제로 떠올랐다.

양악수술도 재건성형에서 출발했다. 예전에는 아래턱이 위턱보다 10mm 이상 심하게 튀어나온 주걱턱 때문에 음식을 씹거나 물거나 삼키는 데 어려움이 있는 사람, 턱관절 부정교합으로 통증과 두통이 있는 사람, 안면 비대칭이 과도한 사람들이 주로 이 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양악수술이 미용성형 수술로 각광을 받는 것을 보면 성형외과 의사로서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애매해진다. 이럴 때 “이 경우엔 수술하고, 저 경우엔 수술하지 말라”고 말하는 애정남이 되고 싶지만 수술 준칙을 칼로 자른 듯 제시하기는 어렵다.

진료실에서 만난 사람들에게는 “양악 수술은 비정상적 얼굴을 가진 환자에게는 간이식 수술과 같은 중대한 수술이니 그 같은 각오로 수술대에 올라야 한다”고 설명해준다. 그렇지만 의사의 주의 사항이 양악 성형 열풍에 묻혀버릴 때가 많다.

양악수술에선 위턱인 상악과 아래턱인 하악을 함께 건드리게 된다. 또 치아 교정 치료를 병행해야 하고 얼굴 주변에 있는 신경을 다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고난도의 의료 기술과 풍부한 경험이 필요한 분야다.

얼굴뼈를 잘라 이동하고 고정하는 수술인 만큼 예기치 않은 부작용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종합병원에는 양악수술 부작용으로 고생하는 환자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얼마 전 진료실에 들른 24세 여성 A 씨도 수술 부작용을 겪고 있다. 그녀는 양악 수술 후 예뻐진 외모에 주변의 부러움을 샀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대중식당에서 식사할 때마다 턱에 무엇이 묻었을까 노심초사하며 자주 턱을 닦는 습관이 생겼다. 이 환자는 “수술 후 아래턱에 감각이 없어져 무엇이 묻어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여러 병원을 다녀 보았지만 “지금 별다른 치료 방법이 없으니 기다려라”라는 대답만 들었을 뿐이다. 얼굴뼈를 자르면 혈관을 다치거나 출혈과 혈종이 발생하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수술 전 전문의와 상담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수술 필요성을 면밀하게 따져본 후 수술을 결정해야 한다.


이 수술을 높은 위험부담만큼 많은 이익이 돌아오는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로 오해하진 말아야 한다. 돈은 날려버린 뒤 다시 벌 기회를 찾을 수 있지만 건강은 한번 잃어버리면 생명까지 위험에 빠진다. 그래도 위험을 감수하겠다는 환자들에게는 최소한 두 군데 이상의 병원에서 전문의의 의견을 듣고 결정할 것을 권한다.

오갑성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성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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