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0km릴레이 국토순례 학사장교 출신들의 조국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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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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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학사장교 동문회원과 가족들이 3월 27일 강원 양구군 방산면 송현리 협동교 위를 건너고 있다. 육군 학사장교 총동문회 제공
육군 학사장교 동문회원과 가족들이 3월 27일 강원 양구군 방산면 송현리 협동교 위를 건너고 있다. 육군 학사장교 총동문회 제공
군을 떠난 지 수십 년 된 학사장교 출신들이 ‘조국 사랑’을 직접 체험하기 위해 무려 반년 동안 3200km의 ‘국토순례대행진’을 벌였다.

육군 학사장교 총동문회(동문회장 박성중)는 육군 학사장교 창설 30주년을 기념해 3월 1일 국토순례대행진을 시작했다. 동문회는 경기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을 출발해 휴전선 일대, 동해안 남해안, 서해안 도로를 따라 국토 구석구석을 걸었다. 각 지역 동문회가 인근 코스를 맡아 주말마다 행진하고 다음 지역 동문회에 순례 깃발을 전달하며 완주 기록을 세운 것. 이 중 1기 이종환 씨(57)와 6기 이동기 씨(50)는 전 코스를 완주했다.

종환 씨와 동기 씨가 걸은 길은 무려 3200km에 달한다. 종환 씨는 “주말에만 걸어서는 3200km를 완주하기 힘들어 여름에는 아예 휴가를 내고 현역 군인 행군 속도로 전남 보성군에서 해남군까지 해안도로를 걸었다”며 “발가락에 물집이 잡히고 식사도 제때 못할 때가 많았지만 힘든 속에서도 우리 땅의 흙냄새와 풀 향기, 저녁놀을 보고 맡으며 조국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반년 동안의 일정을 꼼꼼히 모두 기록했다. 그는 “행진 후기를 써서 후배들에게 전달할 생각”이라며 “후배 장교들도 국토를 종주하며 우리 땅의 소중함을 알고 국토 수호 의지를 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기 씨는 국토순례를 마라톤으로 체험했다. 바쁜 생활 탓에 참가 일수가 모자랐기 때문. 이 때문에 동기 씨는 시속 10km로 달리며 부족한 시간을 체력으로 극복했다. 현재 예비군 지휘관인 동기 씨는 “3월 말 폭설이 내리는 강원도 고개를 뛰어 넘을 때는 정말 힘들었지만 동시에 뿌듯함도 느낄 수 있었다”며 “통일이 되면 후배들과 함께 압록강까지 종주하고 싶다”고 말했다.

학사장교 총동문회는 야간 행군을 강행할 정도의 바쁜 일정에도 4월 강원 강릉지역 폭설 피해 농가를 방문해 재해 복구를 돕고, 행진코스 인근 군부대를 방문해 안보 강연회를 여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대행진은 24일 오후 육군사관학교 을지강당에서 열리는 ‘육군 학사장교 창설 30주년’ 기념행사장에 도착하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육군 학사장교는 1981년 1기 629명을 시작으로 29년 동안 4만2800여 명이 배출됐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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