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욕 방귀욕 익살욕 채찍욕… 욕설에도 족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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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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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수-초등교사 공동 논문

‘욕설에도 성격과 등급이….’

동아대 교육학과 강기수 교수와 이점식 부산 해운대초등학교 교사는 최근 동아대 학술지 ‘석당논총 제50집 기념호’에 낸 ‘욕의 교육인간학적 기능’이라는 논문에서 한국인이 사용하는 욕의 유형을 4가지로 정리했다. △저주와 악담을 담은 ‘쌍욕’ △비아냥거림과 조소 섞인 ‘방귀욕’ △애칭과 유희가 있는 ‘익살욕’ △꾸지람과 차별적 의미를 담은 ‘채찍욕’이다.

쌍욕은 자주 사용하고 듣는 욕. 공격성과 파괴적인 인간 본능이 그대로 담겨 있다. 남녀 성기(性器)나 짐승 및 짐승 생식기가 들어간 욕이 여기에 해당된다. 쌍욕은 감정적이고 즉흥적인 데다 상대에 대한 기선제압용이라 조심해야 한다고 강 교수는 설명했다. 쌍욕 가운데 성기와 관련된 욕이 많은 데 대해 강 교수는 “성적 욕망을 통제하는 유교사상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방귀욕은 쌍욕보다 감정 강도가 줄어든 대신 비아냥거림과 조롱 비판 저항의식이 많은 게 특징. 때때로 자조 한탄 자기비하 등의 감정도 섞인다. 서민들이 억울한 감정을 배출하는 통풍구 역할을 하는 욕이라고 강 교수는 전했다. 익살욕은 반가움과 친근함을 과시하는 애칭욕. 인간관계를 원만하게 하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 ‘지랄 방구 쌈 싸먹네’ 등 기상천외한 비유법을 사용한 욕은 언어유희나 언어적 창조활동에 가깝다고 풀이했다.

채찍욕은 하지 말아야 할 욕이라기보다 듣지 말아야 할 꾸지람과 차별적 성격을 담은 욕이다. 교육적이고 처벌성이 강해 욕을 먹지 않도록 노력하는 긍정적 역할도 있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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