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클린 케네디 “당신 없이 살기보다는 함께 죽고 싶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13일 11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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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클린 47년 전 인터뷰 출간..남편 혼외정사 언급안해

마틴 루터 킹 목사 성추문 거론

"당신 없이 살기보다는 당신과 함께 죽고 싶다."

옛 소련이 쿠바에 미국을 겨냥한 핵미사일을 배치하려고 시도했던 1962년 미국의 대통령 존 F. 케네디의 부인 재클린 케네디는 위기에 직면한 남편과의 전화 통화에서 남편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이렇게 표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각) 케네디 전 대통령의 부인이었던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가 미국의 역사학자인 아서 M. 슐레진저와 한 47년 전 인터뷰 내용이 케네디의 취임 50주년을 맞아 오는 14일 `재클린 케네디: 존 F. 케네디의 삶에 대한 역사적 대화'라는 책으로 출간된다고 보도했다.

이 책은 1964년 초 재클린과 슐레진저의 7차례의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구성된 것으로, 케네디 대통령의 대통령직 수행과 대통령 부부의 결혼 생활, 케네디 부부 주변 인물에 대한 평가 등이 담겨 있다.

인터뷰 내용의 출간을 앞두고 온갖 추측이 난무했지만, 재클린은 인터뷰에서 케네디 전 대통령의 어떤 단점도 얘기하지 않았고 케네디의 혼외정사와 케네디를 괴롭혔던 애디슨병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재클린은 케네디 전 대통령이 카멜롯 기사단의 충성심과 세심함, 용기를 가졌다고 칭찬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이 친절하고 중재하려고 노력하면서 용서하는 신사였으며 책과 사람, 가구를 좋아했다고 그는 전했다.

자신 앞에서 때때로 울기도 하는 인간적인 면도 갖고 있었다고 재클린은 말했다.

1961년 미 중앙정보국(CIA)이 피델 카스트로에 반대하는 쿠바 망명자를 규합해 시도한 피그만 침공 작전이 실패하자 케네디 전 대통령은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눈물을 흘렸다고 재클린은 소개했다.

또 케네디 전 대통령은 재직 당시 부통령이었던 린든 B 존슨이 자신의 뒤를 이어 대통령이 되려는 것에 반대했던 것으로 재클린은 밝혔다.

케네디 전 대통령은 "신이여 존슨이 대통령이 된다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될지 상상이나 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말했다고 재클린은 전했다.

하지만, 케네디 전 대통령은 1963년 11월 암살됐으며, 당시 존슨 부통령이 미국 대통령직을 승계했다.

재클린은 또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아버지인 조지프 P. 케네디를 신뢰했고 케네디 전 대통령의 동생으로 법무장관을 지냈던 로버트 케네디와 국방장관을 지낸 로버트 맥나마라 등을 존경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클린은 샤를 드골 전 프랑스 대통령에 대해서는 극단적으로 자기중심적인 사람이었다고 평가했고, 남편의 명연설들을 작성한 스피치 라이터 테드 소렌슨을 "엄청난 열등감"의 소유자로 묘사하는 등 일부 인사들을 악평했다.

그 중에서도 성추문이 있었던 마틴 루터 킹 목사에 대해 "위선자(phoney)"라는 최악의 평가를 했다.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에 따르면 재클린은 "마틴 루터 킹의 사진을 볼 때마다 끔찍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재클린은 또 '나에겐 꿈이 있다(I have a dream)'는 문구로 유명한 세기의 명연설을 하기 전날 밤 킹 목사가 여성들을 섹스파티에 초대하기 위해 저녁 내내 호텔방에서 전화를 걸어댔다는 연방수사국(FBI)의 도청 정보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재클린은 킹 목사가 남편의 장례식 당시 술에 취해 있었던 것 같았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재클린은 결혼 생활과 관련, 자신은 많은 면에서 전통적인 아내였다고 자평했다.

NYT는 재클린의 인터뷰는 내용을 보면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 이후 그리스의 선박왕 아리스토틀 오나시스와 재혼하고 오나시스가 죽은 뒤 출판업을 했던 그의 모습을 상상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재클린은 1994년 사망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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