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미술-서커스와 어우러진 ‘실험극의 프런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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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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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공연예술제 28일 개막

올해로 11회째인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가 28일부터 10월 31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학로예술극장, 서강대 메리홀, 서울역사에서 펼쳐진다. 해외 7개국 10개 작품을 포함해 37개 작품을 공연한다. 해외 우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 국내 공연 팬들에게 ‘세계를 보는 창’ 역할을 해 왔던 SPAF는 지난해 출범한 한국공연예술센터(HanPAC·한팩)가 올해부터 주최하면서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색채가 더 강해졌다.

지난해까지 5년간 SPAF를 이끌어왔던 김철리 현 서울시극단 예술감독을 대신해 올해는 한팩의 서재형(연극) 안애순(무용) 예술감독이 작품을 골랐다. 서 예술감독은 “‘무엇을 보여주는가’보다 ‘어떻게 보여주는가’에 초점을 맞췄다. 낯설고 어려운 작품도 있을 텐데 공연예술의 새로운 지평을 엿보는 차원으로 봐 달라”고 주문했다. 세 가지 키워드로 주요 작품을 살펴봤다.

○ 기존과 다르게

아르메니아의 예레반 스테이트 극단이 올리는 ‘갈매기’는 국내에도 단골로 무대에 오르는 안톤 체호프의 원작을 작가지망생 트레플레프의 어머니이자 여배우인 아르카지나의 모노드라마로 재해석했다. 60분간 아르카지나의 현실과 상상의 세계가 갈매기의 다른 등장인물이 모두 죽어 묻힌 묘지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지난해 선보인 극단 동의 연극 ‘비밀경찰’은 러시아 극작가 고골의 희곡 ‘검찰관’을 줄거리의 뼈대만 남기고 시간 장소를 모두 없앤 뒤 우리 전통연희인 남사당놀이의 다섯 가지 형식을 빌려 재창조했다. 강량원 연출은 “무용 연극 음악 미술이 복합된 공연이다. 창작국악그룹 불세출, 미술작가 홍시야의 설치미술과의 만남을 주목해 달라”고 주문했다.

○ 장르의 접목

장르의 융합은 세계적인 추세. 이번 참가작 중 서커스를 무용극으로 변주한 호주 극단 서르카의 ‘녹턴’, 오페라를 연극으로 풀어낸 극단 춘추의 ‘토스카 인 서울’이 눈에 띈다. 녹턴은 올해까지 13개국에서 400회 넘게 공연을 펼친 서르카의 신작. 쇼팽의 피아노곡 녹턴의 음악에 맞춰 서커스의 고난도 곡예를 서정적으로 풀어내며 서커스의 예술적 가능성을 탐색한다. 토스카 인 서울은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를 한국적 현실로 번안한 희곡을 대본으로 썼다. 연출가 문고헌 씨는 “과거 오페라 토스카의 무대감독을 했던 경험을 살려 이를 연극으로 해보면 어떨까 고민한 결과물”이라며 “배우들이 직접 노래도 부른다”고 말했다.

○ 실험의 최전선

호주의 공연단체 서르카가 제11회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서 공연하는 ‘녹턴’은 서커스와 무용을 결합한 독특한 무대를 선보인다.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제공
호주의 공연단체 서르카가 제11회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서 공연하는 ‘녹턴’은 서커스와 무용을 결합한 독특한 무대를 선보인다.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제공
프랑스 아드리앙 엠 컴퍼니의 미디어 퍼포먼스 ‘시네마티크’는 프랑스에서 2년마다 열리는 디지털 아트 페스티벌인 뱅뉴메리크의 ‘댄스 및 뉴 테크놀로지’ 2009년 공모전 대상작. 무대 표면에 투사되는 선, 점, 문자들이 배우의 몸짓에 따라 현란하게 변하는 모습을 통해 디지털과 교감하는 인간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히로시마-합천: 두 도시를 둘러싼 전람회/서울 ver.’는 원폭 피해를 본 일본과 한국의 도시를 조명한다. 일본의 마레비토 시어터 컴퍼니는 ‘히로시마-나가사키 프로젝트(2009년)’에 이어 제2차 세계대전 때 히로시마로 강제이주된 사람이 많았던 경남 합천지역을 원폭 피해 도시에 포함시켰다. 두 도시에서 현장답사와 인터뷰를 직접 수행한 배우들이 전시된 시청각자료를 안내하며 자신들의 소감을 관객과 함께 나눈다. 2만∼4만 원. 02-3668-0100∼6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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