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의 중국여행기’ 中서도 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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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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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하일기’ ‘표해록’ 등 38종
성대-푸단대 공동으로 발간

중국 대학이 중국 정부의 연구지원금을 받아 박지원의 ‘열하일기(熱河日記)’, 최부의 ‘표해록(漂海錄)’ 등 조선시대 중국 여행기 38종을 펴냈다.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원장 신승운)은 중국 상하이(上海)의 푸단(復旦)대 문사연구원(文史硏究院)과 공동으로 ‘한국한문연행문헌선편(韓國漢文燕行文獻選編·총 30권·사진)’을 간행하고 지난달 현지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다고 6일 밝혔다.

이번에 나온 여행기는 최부가 1487년 명나라에 표류한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 동부 연안의 해로(海路)와 기후 산천 관부(官府) 풍속 군사 등을 기록한 ‘표해록’부터 1881년 청나라 때의 유학생 인솔여행 기록인 김윤식의 ‘영선일기(領選日記)’까지 모두 33명이 쓴 기록을 담았다.

한국한문연행문헌선편에는 38종 문헌의 각 면을 촬영한 사진을 싣고 중국 연구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국내 전문가들의 해제를 작품별로 덧붙였다. 국내 문헌들은 서울대 규장각, 연세대 중앙도서관, 고려대 중앙도서관, 성균관대 존경각 등이 소장한 자료다.

푸단대는 간행비를 중국 정부의 연구지원금으로 충당했다. 중국이 38종이나 되는 한국 고문헌을 자체 예산으로 간행한 것은 이례적이다. 대동문화연구원은 원본 문헌을 찍은 디지털 촬영과 해제 작성에 참여했다.

동아시아학술원에 따르면 푸단대 문사연구원은 ‘주변에서 본 중국’을 주제로 문헌자료를 집성하는 연구사업을 진행하면서 올해 한국문헌을 간행했고, 앞으로 일본 몽골 티베트 문헌을 펴낼 예정이다.

푸단대 문사연구원 거자오광(葛兆光) 원장은 지난달 8일 출판기념회에서 “이번 선편은 명·청시대 중국과 조선왕조의 교류와 왕래를 기록한 ‘동아시아의 역사’다. 방대한 국가 자료는 물론이고 정연한 시문과 개인일기, 필담 등으로 15세기부터 19세기까지 조선 사람들이 중국에 대해 가지고 있던 견문과 기억과 상상의 결과물”이라고 평가했다.

신승운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장은 “이번에 중국에 소개된 기록들은 16세기 이후 한중교섭사 연구의 중요한 기초자료”라며 “문학 역사 외교 문화 분야의 동아시아 교류사 연구에 중국은 물론이고 세계 학계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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