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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병실 앞에서 민노총 ‘꽹과리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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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병실 앞에서 민노총 ‘꽹과리 시위’

동아일보입력 2011-09-01 03:00수정 2011-09-01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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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의료원 노조 지난 29일 파업전야제… 박재갑 원장 사표
민주노총 간부들과 민주노총 산하 보건의료노조 서울지부 지도부가 국립중앙의료원에 들어가 시위를 벌이자 이 병원 박재갑 의료원장(사진)이 사표를 제출해 파문이 일고 있다.

31일 서울 중부경찰서와 국립중앙의료원에 따르면 민주노총 지도부 일행이 지난달 29일 파업 전야제에 참여해 국립중앙의료원 노조원들과 입원실 앞에서 꽹과리를 치면서 확성기로 ‘병원 이전 반대’ 등을 외쳤다. 이틀이 지난 31일 박 원장이 보건복지부에 사직서를 냈다.

사직서를 내기 직전 박 원장은 자료를 내고 “파업 전야제라며 입원실 바로 옆에서 노동조합원들이 커다란 확성기를 이용해 입원 환자들을 괴롭힌 상황에 대해 죄송스럽다”며 “환자분들께 정중히 사과 말씀을 올리며 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노조 시위 때문에 사표를 낸다는 뜻이었다. 박 원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전야제에 참여한 사람들이) 내부 직원들만 있었다면 직접 나서 설득하려 했지만 외부 단체라서 무력감을 느꼈다. 평소 노조에다 ‘파업’의 ‘파’자만 나와도 그만둔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과 보건의료노조 서울지부 간부 등 외부 노조원 20여 명과 중앙의료원 노조원 100여 명 등 120여 명이 참여한 파업전야제는 29일 오후 6시부터 오후 9시 반까지 진행됐다. 노조 측은 △일방적인 임금 지급 중단 △환자 안전과 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노사인력공동위원회 설치 △환자건강을 위한 우리 농축산물 사용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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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전야제를 하면서 노조원들은 꽹과리를 치고 확성기를 사용해 구호를 외쳤다. 외부에서 온 민주노총 간부들도 확성기 마이크를 잡고 ‘공공의료 수호’를 선창한 뒤 연설을 했다.

이 때문에 병원 앞 잔디밭에서 쉬던 환자 대부분은 인상을 찡그리며 병실로 들어갔다. 일부 환자들은 병원 당직실 등에 전화를 걸어 “시끄러워 너무 힘들다”며 “소음을 막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앞서 병원과 노조는 올 들어 지금까지 6차례에 걸쳐 임금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올해 임금 9.5% 인상을 요구했으나 병원은 정부안을 토대로 의사와 관리직 임금은 동결하고 3급 이하 직원의 임금은 4.1% 올리겠다고 답했다.

병원 이전 문제도 갈등의 원인이었다. 노조는 협상에서 국립중앙의료원을 현재의 서울 중구 을지로6가에서 서초구 원지동으로 옮기는 사업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박 원장은 “이전 관련 문제는 정부가 판단해서 결정할 문제이지 원장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노조는 박 원장의 사표 제출이 노조의 무리한 요구와 파업 압박 때문이라는 지적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가 원장을 그만두게 할 만큼 힘이 있는지 모르겠다. 노조가 파업도 하지 않은 데다 원내 노조도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등 두 군데로 나뉘어 있다. 박 원장이 (경영) 욕심이 많고 하고자 하는 의욕이 강했는데 노조 때문에 그만두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의료원 기능 재조정과 이전 문제를 두고 박 원장과 복지부 실무자 간 의견 대립이 있어 왔으며 복지부의 지나친 간섭이 사표 제출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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