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상봉 국회서 제안했는데 김일성이 먼저 했다니…” 이만섭, 위키피디아 오류 지적

  • Array
  • 입력 2011년 7월 18일 03시 00분


코멘트
“대한민국 국회에서 먼저 이산가족면회소 설치를 제의해 이에 북한이 호응까지 했는데, 김일성의 제안을 박정희 대통령이 받아들인 걸로 기술돼 있다니….”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의 북한 관련 내용에 오류가 많다는 동아일보 보도를 읽은 이만섭 전 국회의장(사진)은 17일 “사실 관계를 정확히 밝히겠다”며 전화를 걸어왔다. ‘김일성이 1972년 국가주석이 된 후 박정희 대통령에게 박성철 등을 사절로 보내고 박 대통령이 협상 제안을 일부 수용해 남북 고위급회담 및 이산가족 상봉이 허용됐다’는 위키피디아 내용에 대한 것이었다.

▶본보 16일자 A1면 참조
A1면 한중 국방 공동보도문에서 ‘北 도발’ 中 반대로…


이 전 의장은 “1964년 10월 27일 6대 국회 당시 공화당 의원인 내가 대표 발의해 여야 의원 45명이 국회에 제출한 ‘남북가족면회소 설치에 관한 결의안’이 이산가족 문제에 대한 첫 문제 제기였다”고 밝혔다. 동아일보가 국회 속기록에서 확인한 결과 이 결의안에는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재순 전 국회의장 등도 서명했다.

이 전 의장은 “이 제안에 대해 며칠 후 북한 홍명희 최고인민회의 부의장이 방송을 통해 호응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이 결의안은 국회 외무위원회(현 외교통상통일위)에 계류돼 있다가 6대 국회가 끝날 때까지 처리되지 못하고 자동 폐기됐다. 당시 김형욱 중앙정보부장이 이런 제안에 북한이 호응한 사실 자체가 반공법 위반이라고 반대했기 때문이다. 이 전 의장은 “김 부장이 오히려 나를 구속하려 해 내가 박 대통령을 찾아가 사정을 얘기했더니 대통령이 ‘김 부장이 돌았구먼’이라고 해 마무리됐다”는 비화까지 소개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